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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유영아." "네." "어째 나 부를 때 선배님, 원장님 이라고만 하고. 나는 왜 오빠라고 안불러줘? 현성이한텐 잘만 하던데." 유영이 다가와 성윤의 이마에 차가운 손을 살짝 짚으며 말했다. "어디서 반주 한 잔 하고 오셨어요?" "그 와중에 손은 여전히 차네." "기록관님, 아까 올린 보존 서류 말인데-" 메신저로 해도 될 일이었지만 텍스트를 보내고 나서도 십 분째 읽질 않아서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들어간 것이었다. 유영이 짙은 남색 앞치마를 한 채 연구실 한 구석에서 두루마리를 액체에 담그고 있는 것을 본 성윤이 남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흠칫했다. "어...작업중이었어?" "보다시피." 문 여는 소리가 들리자 유영이 잠시 작업을 멈추고, 장갑을 낀 채 성윤을 맞이했다. "방금 전 보존처리 끝났..
1. 엘리자베타는 태어날 때부터 울지 않은 기이한 아이였다. 여동생이 물끄러미 붉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루트비히는 직감적으로 그녀가 자신을 죽일 것임을 알아차렸다. 막강한 신력을 지닌 딸을 낳느라 지친 모후는 신생아가 제 오라비에게 신력을 빼앗겨 머리칼이 검은색으로, 루비같은 붉은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바뀐 것을 알지 못하고 며칠 뒤 피칠갑 된 병상에서 숨을 거두었다. 2. 황후의 용모가 황녀를 닮은 것을 두고 사람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오갔다. 눈 색깔이 자색이 아닌 푸른 사파이어 색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누구나 감쪽같이 바꿔치기 할 수 있을거란 확신이 귀족들 사이에서 떠다녔다. 저 용모 때문에, 내로라 하는 공작가가 아닌 하찮은 남작 가문의 영애가 황후로 선택되었다는 말도. 3. 에드워드가 복..
"어? 너 여기 합격했냐?" 신입생 환영회를 굳이 자기가 가야겠냐고 강변했지만, 그예 나와달라는 과대의 간곡한 요청에 못이겨 나온 자리였다. 가만히 술이나 마시다 도망가려고 했지만, 여자 선후배들이 '오빠, 우리 술게임 해요!'라고 들러붙는 통에 귀찮은 기색을 대놓고 내비치던 성윤의 시선을 단 번에 사로잡는 얼굴이 있었다. 고등학교 후배이자 아주 오래 전부터 자신의 씨름 선수 생활을 응원했던 유영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술잔을 든 채 기둥에 기대어 서 있었다. 큰 키의 그가 성큼성큼 유영에게 다가가자 일순간 여학우들의 시선이 유영 쪽으로 집중되었고, 대체 둘이 무슨 사이인지 궁금해 하는 눈 먼 귀가 그들을 향했다. "어쩌다보니......합격을 여기만 해서요." 유영이 꾸밈없는 말투로 투덜거리자 성윤이 익숙하..
"퇴근 시켜놓고 앞에서 기다리는건 좀 덜 낭만적이지 않아요?" "같이 저녁 먹자." "그 멘트도." "누가 보면 백 퍼센트 오해할 말이긴 하지. 오해를 기정사실로 만들고 싶고." "와아." "너, 진짜, 예전처럼 좀 대해주면 안되냐?" "제가요? 저는 원래 이랬는데요. 설마 팬질하던 그 때로 돌아가라는 염치없는 말은 안하실거잖아요?" "...그래, 내가 잘못했다. 아무래도 평생 빌어야겠네, 그 부분은." "그러다 나한테 또 청첩장 주려고?" "안줘! 내가 만약에 장가를 다시 간다고 해도 너한테 첫번째로 안준다! 됐냐!" "그래주면 고맙겠네요. 저녁 뭐 드실래요?" "파스타." "왜...왜 바로 나오는거야, 메뉴." "너 데려갈려고 예약 해놨거든, 식당." "내가 먼저 도주했으면 어떡하려고 했어요?" "그..
"은하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마지막 인사는 못했지만..." 드물게도 그가 황궁 직원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사랑하던 부인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이제 막 태어난 쌍둥이 아들들에 대한 기쁨보다 더 컸던 탓이었다. 유영은, 차마 그를 원망하지 못하고 가까이 다가가 황제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황후는 쌍둥이 아들들이 세상을 향한 첫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 자기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알아챘고 남편은 어디있느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유영이 급하게 무전을 쳤지만, 황제가 수술실에 도착하기 직전 그녀가 허망하게 숨을 거두면서 무용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유영의 손을 꼭 잡은 은하가 울었다. 내가 죽으면 이 아이들은, 저 아이의 아빠는 어떻게 하냐고.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