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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아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게 양 다리에 금이 갈 만큼 세게 충격을 받아서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암전, 그리고 다정한 목소리. 괜찮은지 묻는 눈빛에 안쓰러움이 묻어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경찰서의 천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삭막하고 싸늘했다. 병원부터 가는게 좋지 않겠냐는 행인의 말에, 경찰서에 먼저 데려다 달라고 했던 것이 또렷이 기억났다. 그 날의 일은 하나도 흐릿해져있지 않았다. "오늘 몸 상태 안좋아? 안색이 나쁜데." 스튜디오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미 제이는 앞치마를 두른 채 캔버스와 고군분투 중이었다. 차현은 그의 부탁으로 사 온 커피를 흰색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어느샌가 슬리퍼가 폭신한 것으로 바뀌..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는 눈을 감고 있어도 구분할 수 있었다. 하물며 그게 가장 동경하던 작가의 유작이라면 그 상실감은 더했다. 더는 그 분의 도자기 작품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다는걸 안 순간 차현의 몸이 먼저 반응해 소리가 난 곳을 보았다. "꺄아아아악!" 전시실에서 달려나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사이로, 깨진 사금파리를 든 채 한 청년을 뒤에서 붙들고 있는 긴 머리 여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상황을 바로 알아챈 보안팀장이 팀원들을 데리고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보다 권차현이 그 여자에게 다가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당장 그거 내려놔!" 말 뿐인 허세가 아니었다. 두 번은 같은 일을 겪게 두지 않아, 차현의 속에 생각이 스쳐가는 찰나 그녀의 구둣발이 인질범의 손을 내리찍었다. 피묻은 도자기 조각..
눈 위에 흩뿌려진 햇살의 힘은 강력했다. 차현은 아침 출근길을 서두르다 문득 벽돌 위에 남은 지난밤의 흔적을 흘끗 보고는 곧장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주차장을 매끄럽게 빠져나간 뒤엔 미술관에 도착했고,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오늘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주말 내내 만나고 싶지 않아 어떻게든 핑계를 대 볼 심산이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오전 열한 시. 보통 프리랜서에게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 하지만 점심시간 전이라면 그다지 길게 끌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부러 안심도 되었다. 포트폴리오는 확실히 매력적이었고 이사장에게 미리 언질도 받았지만, 역시 이번 만남은 내키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이 사람이 꼭 필요했다. 회사 안팎으로 돌고 있는 소문을 무시하기엔 이미 여러 가지로 방..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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