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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글을 아무래도 놓고살다 보니,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점차로 어려워진 기분이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말을 잘 못 건네는 그런 거라던가. 얼마 전 생일이었고, 사고를 거하게 쳤다. 서로 없는 일로 하기로 했다지만 이미 친 사고를 없는 것으로 하는 일이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제길.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시면 이번엔 곱게 안 끝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렇게 안 마실거다. 술한테 잡아먹혀서 해실거릴 나이는 이제 지나기도 했고.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그냥 일반 피아노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적 요건 상 디지털 피아노를 급하게 구해서 타건감에 익숙해지는 중이다. 어떻게 쳐야 내가 원래 하던 그 느낌으로 칠 수 있을지 열심히 궁리중인데, 그 덕에 다른 곡은 시작 할 엄두를 전혀 못 냈다. 일단은 드뷔시의 아..
새 디퓨저를 어떤 것으로 들일까 고민하다가, 교보문고의 Scent of Page를 제치고 양키캔들의 Clean Cotton이 집에 들어왔다. 미국에 1년간 머물렀을 때, 잠시 동경했던 연상의 남자가 차에 달아두었던 카 벤트스틱의 향이 바로 클린 코튼이었다. 그 사람은 이제 내 곁에 없고, 생사조차도 알 수 없는데 그 때 내게 남겨준 그 때의 향과 기억이 칠 년이나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견 미련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깟 향이 뭐라고, 칠 년이나 넘게 떠올리고 회상한다는 말인가. 그 동경의 뒷끝이 씁쓸했음을 상기하기까지 하면, 술 한 잔으로 끝난 밤이 없다. 사실 오늘 퇴근 후 조니워커 레드라벨에 미련하게 토닉워터를 섞어 하이볼을 만들어 마셨지만, 술 기운이 주는 기분좋음은 아주 잠깐이었다. 술에..
나이가 무색하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열렬하게 낯가림을 하고 있다. 주로 내 쪽에서. 완전히 새로운 도시에 와 버렸으니 이 낯섦은 차차 적응해 나간다손 치더라도, 사람에 대한 낯가림이라--언제쯤 경계를 풀고 허물없이 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혀 안 그런체 굴어봐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낯가림 중이기도 하고. 말실수도 벌써 몇 번을 했고. 이 간격을 구분하기란 나같은 사람에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취미를 새로 가져보겠답시고 아트조이의 명작 카피 시리즈를 몇 개 샀는데 처참하게 망했다. 나는 세밀한 그림작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차라리 근처에 피아노학원이라도 있으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쳐들어가서 무작정 배움을 청하기라도 했을텐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집 안에 디지털..
목민심서를 읽기 시작했다. 입수한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사 주변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어서 여유가 좀 생겼다. 큰 파도가 하나 지나갔고, 무사히 잘 흘려보내는 중이다. 새롭게 적응할 일이, 서른 넘어서 온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마음을 먹지 않으니 글도 자연히 소홀해져서, 열심히 게임만 했다. 평생 놓고 살 것이 아니니, 다시 되찾아야 마땅하건마는. 가을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이러다 곧 차가운 바람이 불고, 겨울이 찾아올거다. 서른 해 넘에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큰 일이 아니면 계절은 때맞춰 바람과 함께 나타날테다. 늘 같은 계절이 아닌 까닭은, 내 나이가 들어가고 신체도 점차 쇠락하기 때문일 것이다. 큰 일을 몇 가지 치르고 나니 휴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다. 제대로 쉬지 않으니 다음날 ..

세상에, 심즈4도 크킹3도 이제 재미가 없다. 오죽하면 오늘 피아노 연습을 잠시 다녀온 뒤 계속 누워만 있었다. 한창 이것저것 해 보겠다고 투자한 결과물이 이거라니, 또 뭔가 자극이 될 만한걸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할 시기가 온 건가. 작년 이맘때는 시티투어 버스를 탈 생각이 잔뜩이었던 것 같은데. 만약 운행을 한다면 또 연가 내고 해야겠다. 사람이 확실히 좀 움직이고, 새로운 것도 접해보고 해야 다른 일도 의욕적으로 할 수 있나보다. 링피트는 스테이지를 조금씩 진행 중. 그래도 운동 안한 티가 제법 난다고, 10분만 해도 땀 범벅이다. 피트니스 복싱과는 다르게 액션에 대한 인식이 정말 잘 되고 있어서 정확한 동작으로 몬스터를 해치웠을 때- 그리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쾌감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