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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에세이 코너를 서성이는 것을 꽤 좋아한다. 특히 신간 에세이는 빠짐없이 둘러보는 편인데(온라인 서점에서나, 도서관 서가에서나)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 날엔 뿌듯하게 퇴근할 수 있다. 집에 와서 따뜻한 차를 한 잔 내놓고, 가만히 앉아 책을 조용히 읽는 여유가 있는 삶을 지금에서야 비로소 느끼고 있다. (떠올려보면 몇 해 전, 서울에 살 때는 도서관에 갈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었다) 첫 번째로 메모할 책은 황유미 작가의 '수프 좋아하세요?' 빨간날에는 좋아하는 일을 합니다-라는 카멜 북스의 시리즈 책 중 한 권인데, 제대로 읽어봐야지 마음만 먹어두었다가 에세이를 읽기 위해 서가를 서성이던 날 '이거다!'하면서 골라왔다. 요리를 전면에 내세운 책들은 대체적으로 레시피를 한 꼭지라도 세세하게 소개해 두는 편인..
그 유명한 책을 이제서야 도서관에서 빌려 접해보았다. 어떻게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서가에서 818, 814.7을 들여다 보다 나도 모르게 집어들었던 것 같다. 이런 브라우징을 통한 우연적인 만남으로 좋은 책을 만나는 날엔 더없이 신이 난다. 감정에 대한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랑하는 마음은 나를 붕 뜨게 하기도, 한없이 추락하게 하기도 하는 역동성을 띈 반면 좋아하는 마음은 온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리게 해 주는 안정성이 있다." "사랑과 행복은 비처럼 내려오는 감정들이다. 나의 의지로써가 아니라 누군가 갑자기 연 커튼 너머 햇살처럼 쏟아져 내린다." "수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픈 이별로 힘들다면, 그건 상처가 아니라 차라리 별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을..
아직, 도쿄 / 임진아 글 지금 당장 멀리의 꿈이 보이진 않지만, 지금 좋아하는 걸 그저 좋아하는 삶을 살고 있던 그 밤. 그렇게 당장 볼 수 있는 나의 웃음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일이 결코 별거 아닌 일이 아니었다. 오늘도 취향을 요리합니다 / 박미셸 글 세상에는 해보지 않고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 천지다. 포기라는건 없다. 안 되면 한 번 더 해보고, 두 번 더 해본다. 세 번까지 해봤는데도 안됐다면 '이건 나랑은 안 맞나 보다' 쿨하게 단념하면 그만이다. 그 외에도 아직 해보지 않은 일들이 가득하니 서운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이외에는 따로 적어둔 글이 없는 책 목록: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 소형 지음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 이지민 지음 내가 글이 된다면 / 캐시 렌챈..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이나가키 에미코 글, 박정임 옮김, RHK코리아 출판 피아노를 여전히 놓지 않고 있기도 하고, 신간 중에 꽤 눈에 띄어서 잡고 읽었다. 나는 일본 작가들의 글이 다소 딱딱하고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데, 이번 에세이는 의외로 따스한 느낌이 났다. 작가와 나이 차이는 좀 있지만 나 역시 성인이 되고 나서, 초등학생 때까지만 치고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다시 연습하고 있기에 공감대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피아노를 다시 치게 된 계기도, 다시 치면서 겪은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공감이 갔다. 특히 손에서 힘을 빼는 부분. 여전히 왼손 파워 조절이라던가, 페달 사용이 어렵기도 하고...이사를 하고 나서는 혼자 독학을 하고 있기에 마치 글쓴이의 경험이 내 경험인 것처럼 읽을 수 있었다..
작년쯤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은데, 벚꽃 에디션이 나오기도 했고 이번에 업무를 하면서 한 번은 확실히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KTX에서 읽었다. 저자가 남산도서관의 사서였던 것에서 호기심을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사람이 특별한 지위(장관이라던가)가 없으면 지방(제사에서 고인의 이름을 적는 한지)에 '학생'이라 적힌다고 들었다. 사람은 살면서 어떤 것이든 배우면서 자기 자신을 형성하기도 하고, 가깝게는--취업을 하고 나서도 계속 뭔가를 배우고 갈고 닦으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공부'란 인생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일이다. 저자가 여러가지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그걸 실천하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힘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은퇴를 하신 분도 이럴지언대, 한창 나이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