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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심혜경 글) 본문
작년쯤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은데, 벚꽃 에디션이 나오기도 했고 이번에 업무를 하면서 한 번은 확실히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KTX에서 읽었다. 저자가 남산도서관의 사서였던 것에서 호기심을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사람이 특별한 지위(장관이라던가)가 없으면 지방(제사에서 고인의 이름을 적는 한지)에 '학생'이라 적힌다고 들었다.
사람은 살면서 어떤 것이든 배우면서 자기 자신을 형성하기도 하고, 가깝게는--취업을 하고 나서도 계속 뭔가를 배우고 갈고 닦으면서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공부'란 인생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일이다.
저자가 여러가지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그걸 실천하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힘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은퇴를 하신 분도 이럴지언대, 한창 나이라 할 수 있는 내가 안정된 직장과 삶이라는 허상에 매여서 배움을 소홀히 한다면 나중에 큰 후회를 할 것만 같은. 그러나 그 배움이, 무언가를 반드시 얻어내겠다는 목표 의식보다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었다.
'공부해야지' '공부 안하면 나중에 나쁜 사람이 된다'
뭐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참 많이 들으면서 자랐는데, 저 공부라는 것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공부에 한정되니 공부가 자연히 싫어질 수밖에 없잖은가(나는 누가 강요하는 일, 내가 하고싶지 않다고 단정지은 일은 몇 번 멱살을 잡아야 겨우 하는 스타일인지라).
하지만 공부란게 즐겁거나, 혹은 내 삶에 아주 유익하다는걸 조금이나마 깨닫기 시작하는 때는 취업까지 다 하고 난 뒤에 오는 것 같다. 나도 이 나이 먹고, 이런 직장 가지고 공부를 더 할까? 싶었지만 실제로 공부를 아예 놓지는 않은 덕에 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므로.
취업까지 다 하고, 잠시 틈이 생겼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 역시 그런 시기에 운 좋게 이 책을 읽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요새는 이직이 아주 당연한걸까, 아니면 내가 유독 특이한걸까 잘 모르겠지만...책의 제목과 닮게,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쭉 읽기 좋았다. 앞으론 뭘 더 배워볼까? 그 전에 취미로 하던 피아노를 해도 좋고, 물감을 짜서 컬러링북을 색깔로 가득 채워넣어도 좋을거고...배우다가 그만두었던 것들을 하나 둘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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