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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Reviews (98)
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하셨던 권문현 지배인님의 수기를 기회가 닿아 읽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도서관을 담당하는 사서님이 상반기에 수서한 책인데, 이것저것 읽을 것이 없나 검색하다가 결국 이 책까지 읽게 되었으니 감사를 표해야 하나. 지배인님의 솔직담백한 문체와, 호텔에서 일하면서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이채롭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특히 문장의 호흡이 길지 않고, 짧은 이야기 위주여서 쑥쑥 읽혔다. 조금 신경쓰면서 읽는다고 했는데도 책을 덮고 나니 고작 두 시간쯤 지나 있었을 정도. 티비에서 먼저 뵌 분이라 그런가, 책으로 접했을 때 마치 이 분이 옆에서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사람들을 많이 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본받을 자세가 많았다. 진상고객이 아니라 애..
도서관에 신간으로 들어왔는데, 처음 며칠은 얌전히(?)있더니 그 이후로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폭발해서 나도 겨우 대출해서 읽게 되었다. 수서를 하다 보면 소설과 시 등 문학 쪽에 아무래도 비중을 두게 되는데, 특히 나는 외국 작가의 소설보다는 한국 작가의 소설 비중을 높게 두고 있는 편이고--로맨스 쪽은 도서관 주 이용자 연령대가 선호하는 도서이기 때문에 눈여겨 본 책이기도 했다. 현대식의 나레이션을 적절히 가미한 퓨전 로맨스 사극물,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는데 달달한 로맨스 스토리와 더불어 약간의 스릴러같은 서사와 개연성이 섞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오랜만의 수작이었다. 인물들의 대화라던가, 사건이 툭툭 터지는 부분이라던가, 앞에 던져둔 실마리들을 차곡차곡 회수하는 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
귀차니스트 즈보라의 아침밥 후다닥 아침 레시피 (뚝딱 한 상 차림이 되는) 감자 양파 두부 달걀 에어프라이어 & 밥솥 레시피 요 근래 들어 집에서 끼니를 챙기는데 열심이 붙었는데, 그 과정에서 손에 넣은 책들이다. 앞의 두 권은 일본 서적이라 그런지 일본에선 익숙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편이라 그대로 따라하긴 어렵지만, 내가 요리책을 읽는 목적은 아이디어를 얻어 적용하는데 있기 때문에 딱히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거의 한 달간만 샌드위치만 만들어 먹었다(...). 감자 양파 두부 달걀 이란 책은 각각 재료를 다루는 요리책의 합본으로 추측(?)이 되는데, 나는 양파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 외의 세 가지 재료는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고르고 골라 구입했다. 1인분 분량이 아니기 때문..
일단 표지가 눈을 끌었고, 어째서인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김진규 작가님의 '달을 먹다'와 비슷할 것 같은 느낌에 모처럼 집어든 소설이었다. 금을 삼키는 형벌이란 뜻의 '탄금'이고, 여러 인물들이 모여서 자기 이야기들을 토해내듯 하는데 그 과정이 마치 매듭을 꽉 묶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종내에는 알렉산더의 일화처럼 칼로 매듭을 석둑, 잘라내버리면서 모든 일이 마무리가 되는데 여운이 꽤 길게 남았다. 마치 좋은 차를 마시고 나면 그 잔향이 입속에 잠시 맴도는 것 처럼. 서점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지극히 한정적이었고, 소설 속의 단어 선택이 현대의 그것과는 상이했기 때문에 초반에 길을 잃고 하마터면 놓아버릴 뻔 했다. 하지만 초반에 탄탄히 쌓아올린 서사와 힌트가 마지막에 촤악, 하고 풀리는 순간은..
모양새로만 보면 아동용 그림책일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끌리는 제목이어서 망설임없이 골라 든 책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고, 책과 서점 그리고 도서관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웃다가도 울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마지막 부분을 읽을 무렵부터는 어째서인지 눈물이 났다.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여서 그런걸까, 아니면 소설을 한 권이라도 써 보려고 아둥바둥 노력하던 사람이어서 그런걸까. 작가의 소소한 그림체에 기발한 상상력과, 도서관과 책, 서점, 베스트셀러에 대한 단상이 마음을 간질이고 울리게 만들었다. 읽는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지만, 읽는 내내 생각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공감하게 되는 좋은 책이었다. 작가의 다른 그림책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짧은 만큼 문장을 여기다 옮길 수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