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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nd Sep, 2017

alicekim245 2017. 9. 22. 22:23

흐아, 겨우 긴 한 주가 지났다.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근무한다고 말해주긴 어렵지만 나는 학술과 간행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의학 계열로, 여러모로 같이 일해야 하는 단체가 상당히 많다.


최근에는 런던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출판사랑 협업을 하게 되었고, 꽤 자주 해외의 학술단체나 연구자에게 이런저런 Request를 보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무 역할만 꿰면 혼자 소규모 학회를 운영할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있달까...

(자랑같지만 자랑이 아닌게, 저거 다 하면 진짜 힘들다. 학술, 간행, 기타 회의를 다 하고 있단 소리니까)


어찌 하다 보니 여기서 일하게 되었고, 직급도 꽤 높아져서 여러모로 쓰임받고 있지만 '실수'를 매번 저지르기 때문에 내 위의 상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나는 주변 사람의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고, 업무를 꼼꼼하게 마무리하는 타입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책망에 크게 관여하지 않고 금방 페이스를 회복해 본업에 복귀할 멘탈을 지녔고, 실수는 반성하고 다시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실수라는건 어쩌다 한 번 한다고 해도 자주 만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크게 각인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타고난 성정 탓에 어딘가는 모자란 부분이 발생하고 만다. 줄인다고 노력은 하지만, 매번 부족한 점이 발생하니 나로서는 굉장히 고민하고 있고, 또 고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이 업계에선 이 정도 월급 받으면서 하고싶은 일(간행, 학술) 하는 포지션이 드무니,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아직 소속 단체의 체계를 잡아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내 수준의 월급을 주는 동종 업계는 전무하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의학계열이 워낙 Funding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 부족하고 모르는게 너무 많다. 밑에 부하직원에게 일을 차분하게 가르치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사실 줄곧 막내 역할만 하다가 다른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되버려, 내 위의 상사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배운만큼 실천을 해야 하는데 내가 그 정도 그릇은 되지 못하다 보니 늘 욱하다가 사고가 잠시 정지되고, 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걸 어떻게 끊어내야 할지가 지금의 고민 중 하나.

친구는 정색하면서 뭔가 시정할 사항을 부하직원한테 말한다는데, 나는 그렇게까지는 아직 못하겠다.


철저히 그늘에 가려져 암약(?)하는 업무이기도 해서 주목받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일을 하면서 바라는건 고맙다는 인사, 수고했다고 건네는 말 정도? 막상 일 하다 보면 사과할 일이 더 많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를 제대로 끝내고 고생했다는 말을 들으면 피로가 풀린다.


아직까지는 내가 하는 일이 즐겁다. 다단한 일들이 조금은 처리되고 있고, 물론 큰 건이 하나 진행중이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만지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하고싶지 않은 일도 해야한다고, 부모님이 타이르듯 하신 말씀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다. 전공과 아예 상관 없는 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 있는 사람들과 communication 하는 것도 꽤 즐겁고.. 꽤 오래 백수이던 나는 감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요즈음은 몸도 마음도 피곤해서 자꾸 원망의 생각만 쏟아냈던 것 같다.


커리어를 좀 더 쌓아서, 인정받고, 더 좋은 위치로 갈 수 있는 발돋움이 지금의 내 업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건강 관리도 꾸준히 하고. 이 쪽도 역시 서비스 업계나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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