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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6 본문
퇴근하려고 사무실을 나섰는데, 낮의 더위가 무색할 정도의 추위가 반팔 셔츠를 파고들어왔다. 벌써 가을인가? 이러다 흠칫하는 새 겨울이 오겠지. 트렌치코트는 겨울 즈음에나 꺼내서 입을 수 있으려나. 아직 여름옷을 다 집어넣지 않았는데 낮의 온도를 겪다 보면 다행이다 싶다가도, 저녁의 온도는 또 그 말을 뒤집게 만들고 있었다.
감정기복이 심한 한 주였다. 일에 재미를 붙이면 또 모를까, 그것도 아니다 보니 주변 환경도, 사람들도 그냥 다 피하게 되었다. 그냥 혼자, 그저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앞으로 며칠은 더 이어질테지만 돈을 버는 직장인이라는 것이 그 안식마저 취할 수 없게 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자유롭고 싶다면 돈이 있어야 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유나 여유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 이래서 파이어족이 한 때 성행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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