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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8 본문
때로는 모르는게 좋은 일들도 있다.
괜히 그 여자만 아니었더라면, 앞으로도 모르고 살았을텐데. 싶다가도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다. 때가 하필 내 생일이어서 그렇지. 덕분에 기분이 오묘한 가운데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었다. 일부러라도 잊으려고 굴었으니 지금은 좀 충격이랄까, 선택의 결과값에 충격이 좀 덜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위스키에 사이다를 섞은건 역시 그닥 용서받을 만한 짓은 아닌 것 같다가도...이게 두 잔째, 세 잔째는 아마 그냥 평범한 하이볼(위스키+탄산수)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은 든다.
네스카페 기계 대신 결국 네스프레소를 들이고 말았다. 버츄오는 이 시골동네서 캡슐을 쉬이 구할 수 없기도 했고, 캡슐이 각양각색인 것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샘플러를 하나씩 맛보면서 프릳츠 캡슐을 기다리는 중이다. 돌체구스토랑 또 다른 점은 호환되는 캡슐이 아주 많다는 것. 그 와중에 프릳츠 '올드독'으로 핸드드립도 즐기고 있으니 갑작스런 커피중독이라고 해도 될 정도일까.
나한테 아주 많이 생일선물을 해 줬다. 상기한 네스프레소 기계가 그렇고, 논픽션 핸드크림도 그렇고, 지금은 망가진 진주귀고리 대신 제이에스티나 진주 귀고리와, 사만사타바사 토트백이 아주 눈에 들어오는 중이다. 에스콰이어나 좋은 브랜드에서 굽이 적당한 구두도 하나 사고 싶고. 결국 작년 이맘때 내가 나에게 선물하기로 한 적금은 톡톡히 쓰이고 있는 셈이다. 매년 이런 재미를 느끼려면 또 적금을 하나 더 들어놔야 싶기도 하다. 때가 늦어 딱 1년은 못 채우겠지만.
흘러가는대로 두고, 선택하고, 결과값을 온전히 감당하기에도 나는 이렇게나 힘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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