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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5 본문
자는 도중 울고 있다는걸 자각하는 건 분명 흔한 일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이던 날로 돌아갔음을 확신하는 순간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일은, 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이미 3년 전 돌아가셨던걸 알고 있었기에 할머니댁으로 어떻게든 가려고 버둥거리면서 울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어있을 때, 베갯잇이 젖어 있었다.
그렇게 울다 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니 어느새 가을 찬 바람이 집 안에 훌쩍, 들어오더라. 이미 시간은 흘러서 목소리는 기억 안나지만, 그 때의 후회가 아직도 남아있다. 아마 내가 살아있는 평생 같은 생각을 하면서 후회를 이어갈거다. 시간은 뒤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성가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것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참 모를 일이다. 여름이 익숙해져서, 이제 좀 더 편안해지려나 싶었는데 가을이라니. 사람도 비슷했던 것 같다. 익숙해지려는 찰나 새로운 면이 보이는데, 그게 더 좋을 수도 아니면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는 것 처럼.
독서기록 란을 약간 정비했다. 예전에 전공 공부를 할 때 간과한게 있는데, 하이퍼링크를 통한 탐색은 온전한 브라우징을 지원하지 않는다. 특히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 링크가 소실되어 예전에 의도하던 바를 파악하기 어렵게 되는 것도 있다. 다행이도 책 정보는 쉽게 사라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어떻게든 조금 볼 만한 수준으로 만들긴 했지만 글 수준이 어릴 때보다 더 떨어져서야, 현재의 나에게 굉장히 미안할 일이다. 나름 우물 안 개구리일 때는 글 좀 쓴다고 뻗대기도 했지만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글을 부러 멀리한 지금은, 미안함을 넘어서 좌절마저 느껴질 때가 많다. 그 때의 나에게 매달릴 수 있는 안식처는 글 뿐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대체 어디에 의지하고 있는 걸까? 혹시 그게 허상은 아닐까, 허무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건 아닐까-하고.
부러 생각해 보면 시간을 '허비'한다기 보다는 앞으로 한 걸음 더 내딛기 위한 '휴식'으로 나를 정당화하면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 싶다. 다르게 생각하면, 휴식을 명분으로 시간을 그저 흘러 보내는 것인데. 오늘의 내 꿈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조금은 줄어들어야 할 터다.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지 않는다는걸 이미 몇 번이나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던가. 살면서 앞으로 몇백번 더 깨달을 순간이 올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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