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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2019) 본문
사실 정말 기대하는 영화의 경우 배경을 거의 찾아보지 않고 보러 가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느긋하게 상영을 기다렸던 영화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를 즐겨 찾아보지는 않았으나(나는 피 안튀는 액션영화를 좋아한다)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데다가, 주연 배우들이 워낙 눈에 띄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별로...재미 없었다. 지루해서 몸서리를 치다가 막판 전개를 웃으면서 보고 나온게 전부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당시 할리우드 황금기(아마도?)를 회상하고, 그 때 '이랬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극을 이끌어 나간 것 같았다.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또한 샤론 테이트가 살아남는 감독만의 픽션.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을 어마무시한 비극을 유쾌한(좀 많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틀어냈다.
벨 에포크, 라던가 마치 90년대생이 00년대를 그리워 하는 것처럼 과거를 멋진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가 되었다. 나는 이 영화가 끝나고 굉장히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상영관을 나섰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왜 안죽지?' 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끝까지 봤던 것 같았다. 그러니까,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왜 샤론 테이트 안죽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그야말로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간 평범한 감상자의 낭패랄까.
좀 더 시대적인 상황, 폴란스키 가의 비극(아니 이건 너무 잘 알고 있었는데), 그런걸 알고 갔더라면, 그리고 그 사실을 허구로 틀어 소소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영화 말미에 그렇게 기분이 더럽지는 않았을거다.
비슷한 류의 영화(하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른)를 꼽자면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꼽고 싶다. 나에게는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아드리아나가, 실존했던 인물인 샤론 테이트와 겹쳐 보였다. 그려낸 의도는 분명 달랐고, 전자는 벨 에포크를 동경했고 후자는 그저 존재했을 뿐이지만.
아무튼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 시절의 할리우드에 익숙할 이들에게는 추억담이겠지만 말이다.
이번 주 개봉하는 조커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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