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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조커(2019) 본문
트레일러 대신에, 지미 키멀 쇼에 나온 호아킨 피닉스의 인터뷰로 인트로 영상을 대체.
이 영화의 개인적인 한줄 평: "XX, 호아킨 피닉스 진짜 괜찮은거야?!"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면, 극중에서 호아킨이 진짜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나온다.)
베니스에서 수상까지 한데다가, 평단과 관객의 평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관객마저도 호불호를 여과없이 내보이는 약간의(?) 문제작 '조커'를 보고 왔다. 개인적으로 호아킨 피닉스라는 배우를 무척 좋아하고(글래디에이터, 그녀 등) 그 때문에 그간 스크린에 묘사된 조커를 그가 어떻게 표현할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일부러 사전 정보는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온전히 그의 영화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확실히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일단 영화 자체에 몰입이 대단하고 또 음향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흐르는 선율은 호아킨 피닉스의 '아서'가 어떻게 조커로 변모해 가는지 그걸 음악으로 표현해 냈다.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고 그가 보이는 몸짓은 우리네 '한' 같은 것이었을까, 여하튼 자연스럽고 또 뿜어내는 에너지가 굉장해서 압도 될 정도였다.
초반에는 'Put on a happy face',그리고 후반에는 그걸 다 벗어던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과정에는 폭력과 모욕, 폭력이 들어갔다. 저 얇은 사람을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고담 시의 상황과 여러가지 요소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잘 설명해 줄테니 나는 내 관점에서 편안하게 내가 본 영화에 대해 기록하고 싶다.
로버트 드 니로가 분한 머레이, 나는 그저 웃기기만 했는데 아서와 몇몇 관중이 받아들인 그의 '조크'는 '모욕'이라고 사람들이 말했다. 나는 그저 웃었을 뿐인데, 조롱을 통한 코미디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아서는 그렇지 않았더랬다. 일부러 저 위의 지미 키멜 영상을 넣은 이유는, 보고 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나의 소소한 조크다(이미 유명한 것 같지만).
거의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 아서가 조커로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이 부분은 트레일러에서도 보인다)을 영화에서 보고, 나는 잭 니콜슨의 조커가 떠올라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히스 레저의 조커가 아니라 어째서 잭 니콜슨의 조커가 보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순간 분명 그를 떠올렸다.
혹자는 이 영화가 소위 '혹세무민'하는 영화다, 사람들을 선동하는 영화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냥 조커는 은막 위에 펼쳐진 한 사람이고, 또 자신이 기어이 드러난 해방된 인간이었다. 카타르시스가 유혈로 낭자해서 조금...문제인 것 같았지만. 사람마다 놓인 상황과 쌓여온 시간, 그리고 생각이 다를테니 나름대로 이 영화와 조커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깊게 고민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그저 즐겁게 보기만 한 영화도 아니었고, 억지로 생각할 여지를 떠넘기는(내가 극도로 혐오하는 제 3의 벽을 넘는, 군함도 같은) 영화도 아니었으며, 끝 부분이 명쾌하지 않아서 기분나쁜(얼마전에 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같은) 그런 영화도 아니었다. DC유니버스라고 해야하나, 그런 쪽과는 다른 정말 별개의 예술적인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아마 재관람은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정말 이 하나 자체로도 굉장히 완성도 높은 그런 영화라고 평하고 싶다.
한 번은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영화.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가 은막 위에 쌓아올린 또 하나의 거탑. 그의 연기는 사람을 사로잡는 것에 이미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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