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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새벽 다섯시 삼십 분. 이 생활을 한 지도 십수년이 지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해가 길어지는 여름에도, 밤이 긴 겨울에도.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말리고, 셔츠를 입고, 커피가 내려지길 기다렸다가 한 모금씩 마시며 매무새를 다듬는다. 오늘은 짙은 녹색의 넥타이. 손끝에 닿는 넥타이의 촉감은 늘 차가웠다. 실크를 만졌을 때 손에 전해지는 차가운 감촉은 언제나 내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다. 애초에, 속이 끓을 만큼 감정적인 경험을 할 일이 없었다. 업무는 늘 한결같았고, 그에 따라 내 일상도 늘 일직선을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출근해서는 총무과에서 올려준 회의 일정을 한 번 체크한다. 업무용 태블릿은 있지만, 회의 일정들을 머릿속에 넣어두는 것이 차라리 더 편안했다. 특수인원관리국의 본부장의 업무는..
요 근래 출장과 출장이 겹치면서 본업이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있었다. 퇴사를 막 내지르기엔 이제 나이도 적지 않아서, 새삼 부모님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몸소 깨닫고 있다.내가 원하지 않았던 일은 하기가 싫다. 당연한건가?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기에 억지로 하다 보면 내 원래의 속도가 아니라, 중간에 농땡이도 피우고 기분전환도 하면서 일을 하게 된다. 결국엔 예정했던 목표 일자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탓이 아니야, 라고 하기엔 자존심이 상한다. 이깟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는게 무슨 나라고 자존심을 세운단 말인가.한편으로는, 부여된 일이 내게 애초에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도 드는 것이다. 나는 여러 일을 동시에 떠맡는 과거의 직장이 싫어서 현재 직장으로 옮긴 것인데, 점점 그때와 ..
한동안 그 영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오전부터 TV를 틀면 종일, 내내, 그 영상뿐이어서 결국 TV를 꺼 버렸다. 어째서 언론들은 사람들의 비극에 그토록 기뻐하며 온갖 기사를 내는걸까.업무적으로도 조금 힘든 일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입술에 물집이 잡혔다. 업무 외에도 며칠 전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아무렇지 않은 체 일상생활을 했지만 누적된 피로를 몸은 그예 '나 아프다'하고 표를 냈다. 푹 쉬려던 어제, 그 일요일이었는데.상장(喪章)을 단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유가족이나 관계자는 아니지만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되었다. 그 마지막 순간 영상을 우연찮게 봤는데 머릿속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왜 하필 그걸 봤을까. 하필이면, 그 순간을. 잘못은 명명백백히 밝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