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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마법에 걸린 사랑(Enchanted, 2008) 본문
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진짜 좋은 영화다.
연애운 다 말라버린 지금 최고로 설레이는 영화였다.
사실 여러개 보고싶은 것들은 있었는데, 에이미 아담스가 이렇게 러블리 할 줄은 - 그리고 패트릭 뎀시ㅋㅋㅋㅋ 아무래도 안보던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를 봐야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트랜스포머3에서 보고도 한참 뒤에 기억해 냈다. 그 이상한 사내놈이었다고.
2005년작으로 기억하는 힐러리 더프 주연의 신데렐라 스토리 이후로 이렇게 두근거리고 설레이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엔딩도 내가 기대하던 대로 흘러서 너무 좋았다.
도중에 왕자 스타일이 뭐 저러나 해서 봤는데 가만 보니 잘생긴 얼굴을 헤어 스타일이 망쳐놓는 거였어. 제임스 마스던은 최고였다. 그 의상 입고 엄청 발랄하게 뛰는게 귀여웠다. 여담이지만 제임스 마스던은 애인 뺏기는 역할 전문 배우라며. 뭔가 이 분 필모도 챙겨봐야 할 것 같다.
디즈니에서 야심작으로 만들었다는데 진짜 공 들인게 눈에 보인다. 여러 디테일이나, 앞뒤로 이어지는 애니메이션이나...본인들의 클리셰를 하나하나 부수는 그것이란.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능동적인, 그리고 변화하는(소위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고, 이후 출시된 겨울왕국을 보면 그러한 성향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볼 수 있다.
그나저나 나다니엘 왜 이렇게 적응력 쩔어ㅋㅋㅋ 지젤은 전공(?)살려서 잘 사는 것 같고, 패트릭 뎀시가 분한 로버트도 근사했다.
진짜 좋은 영화다. 초반에 좀 넘기면 몰입도가 엄청나진다. 소리 지르면서 봤다(...). 외롭긴 한가보다.
특히 후반부에 역할이 교차되면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이 단순 명쾌해서 무척 좋았다. 로버트가 현대사회에 쩐 자신을 지젤을 통해 치유받고, 노래하지 않는다던 그가 아련한 목소리로 귓가에 노래를 속삭이는 그 무도회 씬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하지 않겠다던걸 어느샌가 하고 있었으니까.
여러 후기를 읽어보다 보면 역시 무도회 전후한 씬이 가장 중요하게 와닿는다. 동화속 인물인 에이미가 현실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는 점이나, 요정 대모 대신 비상용 카드가 등장한다는 점이나...
그리고 로버트가 슬그머니 지젤의 귓가에 속삭이는 노래. 그리고 그 둘을 바라보는 에드워드 왕자와 낸시의 표정. 그게 감상 포인트다. 모든 인연이 교차하는 지점이었달까.
한동안 영화관 가기가 싫었는데 영화는 보고 싶고, 그래도 무서운건 혼자 보기 싫고(스릴러, 그러니까 로자먼드 파이크 나오는 '나를 찾아줘'라던가) 그래서 고른건데 진짜 우울함을 싹 날려버리는 근사하고 두근거리고 설레이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목소리 너무 꽤꼬리 같더라.
가볍게 보기도 좋고, 설레임이 그리울 때 보기도 좋고. 그래, 딱 요로코롬 이상한 봄에 보기 좋은 영화다. 저런 연애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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