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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얼라이드(2017) 본문
솔직히 개봉 당일에 영화는 가급적 보려고 하는 편인데, 일정+게으름이 겹쳐서 오늘에야 보고 왔다. 때마침 오전 열 시 영화가 있길래 어제 예매하고 오늘 관람!
통속적인 스토리라 뭐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의외로 인물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대단했다. 총 소리때문에 자꾸 놀란건 덤.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띨라르의 조합이 생각보다 좋았다. '스파이'혐의를 두고 어떻게든 반박하려는 남자 주인공과, 미묘한 태도의 여자 주인공.
초반에 마리옹 꼬띨라르가 분한 마리안의 리드가 상당했다면, 중반부 부터는 브래드 피트가 분한 맥스의 감정 연기와 그에 따른 행동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토리 보다는 인물의 감정 연기에 좀 더 몰입해서 봤던 영화다. 솔직히 나는 중간에 마리안이 아기 죽이고 튈 거라고 생각했거든. 메데이아를 왜 그때 떠올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만 스토리에서 아쉬운 부분은 '아이'의 존재 하나로 모든게 용서되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다.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더 복잡하게 풀어 나갈 수 있는 것은 영화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것 같으니까. 소설이라면 그 미묘한 긴장부터 갈등의 해결 이후로도 쭉 심도깊게 다룰 수 있었겠지만, 스크린 위에 펼쳐진 그 집중되는 긴장감이 나름대로 짜릿했다. 소설에서는 내가 상상 속에서 모든걸 직접 재연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감독의 상상이 실제로 스크린과 스피커로 펼쳐지니까.
몇 가지 눈에 띄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광산업을 하신다고요...?'라는 대사가 나오는 파트에서 왠지 관객들이 다 빵 터지더라. 웃기려고 넣은 장면이었나 싶을 정도로 내겐 긴장감이 넘쳤는데.
솔직히 카드 너무 잘 만지기는 했어.
그리고 레즈비언 커플이 나온다. 그닥 이상할 것도 없지만, 특히 베이스를 연주하는 그 파트너가 보인 딱 하나의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성관계를 은유하는 포즈라고 해야하나?
영화를 쭉 보고 나서 거듭 생각하다 떠오른 것은, 오히려 내가 여주인공인 마리안을 계속해서 의심하지 않았던가? 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직접적인 행동은 보여주지 않으면서, 그리고 맥스에게 이입을 하면서 '믿고싶다' 그리고 '만약 사실이라면' 이 엄청난 간극에서 나까지 갈등했던 셈이다. 나로서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내 아이를 낳은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맥스는 계속해서 마리안의 무고함을 증명하려 들었지만, 종반부에 그것이 산산조각 나면서 그 앞에 나타난 사람은, 스파이지만 정말 맥스를 사랑하는 한 '사람(혹은 여성)' 이었다.
일변 단순해 보이지만, 미묘하고 복잡하단 생각이 들었다. 진실이 드러난 순간 맥스가 취한 두 가지 행동을 생각해 보면, 브래드 피트의 감정 연기가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볼 수 있을거다. 아마도.
스토리를 집중적으로 보는 관객이라면 평가가 박할 것 같고, 배우들이 감정 연기(감정선)를 본다면 꽤 만족할 만한 영화같다. 무엇보다 '퓨리'이후로 브래드 피트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줘서 좋았다. 내 글재주로는 풀어낼 수 없는 그 극도의 의심과 긴장과, 해소를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글 쓰는걸 쉬고 있긴 하지만 여러 감정을 스크린 위에서 만나는 것도 꽤 괜찮은 공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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