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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일요일의 카페, 프란세스크 미랄례스 & 카레 산토스(2013) 본문
대학 도서관의 이점은, 정말 커다란 이점은 장서 수가 정말 많다는 점이다. 때문에 다른 책을 찾으러 서가를 돌아다니다가도 우연히 책과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마치 운명처럼, 특정한 책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그 때 나는 비문학 서적을 찾아 다니고 있었으니.
이 책을 한밤중에 다 읽고도 좋은 홍차의 은은한 향처럼 스토리며 느낌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꽤 진부한 스토리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구석이 곳곳에 있다. 부모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죽으려고 했던 여주인공(이리스)과, 그런 그녀 앞에 불쑥 나타난 마법사의 카페 그리고 남자주인공(루카). 마법사가 개입한 시점에서 평범한 연애소설에선 벗어난 것이나 다름없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조언들을 던져준다. 흰 종이에 푸른빛이 스며들듯,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그 의미가 확 와닿는 순간 이미 스토리는 저만치 도망가서 손짓하고 있다.
이 소설이 단편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꽤 근사할 것이다. 마법사의 카페에서 두 사람이 만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그리고 그녀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고작 한시간 내에 담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긴 하지만 충분히 머릿속에서 그릴 수가 있다. 이리스가 루카에 대해 알아가면서, 마법의 탁자들에 앉으면서 한 생각들, 표정들을 선명하게.
만약 이리스의 운명의 상대가 루카였다면 어땠을까. 그녀가 과연 그를 쉽게 잊을 수 있을까? 마지막의 코코아 한 잔, 수호천사. 그도 외롭지는 않았을까. 루카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정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심 두 사람이 이어지길 바랐는데 그럴 수가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이리스가 절망 끝에 우연히 찾아가게 된 마법사의 카페는, 실은 그녀를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어쩌면 내게도 그런 기회가 있지 않을까. 저런 비현실적인 일은 정말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부쩍 힘든 생각들이 많이 파고드는 와중에 정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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