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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97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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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97

alicekim245 2025. 2. 2. 15:25

요 근래 출장과 출장이 겹치면서 본업이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있었다. 퇴사를 막 내지르기엔 이제 나이도 적지 않아서, 새삼 부모님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몸소 깨닫고 있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일은 하기가 싫다. 당연한건가?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기에 억지로 하다 보면 내 원래의 속도가 아니라, 중간에 농땡이도 피우고 기분전환도 하면서 일을 하게 된다. 결국엔 예정했던 목표 일자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탓이 아니야, 라고 하기엔 자존심이 상한다. 이깟 일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는게 무슨 나라고 자존심을 세운단 말인가.

한편으로는, 부여된 일이 내게 애초에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도 드는 것이다. 나는 여러 일을 동시에 떠맡는 과거의 직장이 싫어서 현재 직장으로 옮긴 것인데, 점점 그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헤아려보면 5년을 넘긴 직장이 없다. 첫 정규직이었던 직장에서는 4년, 전 직장에서는 2년을 채 못 지냈고, 지금 직장은 이제 4년차. 내 직감이 맞다면 슬슬 옮길 때가 온 것인가. 머슴살이를 하더라도 대감집에서 하란, 어디서 주워들은 이 말은 하나도 틀린게 없다. 조직이 크고 인원이 많아야 나한테 얹어지는 귀찮은 것들이 조금은 옅어진다.

메이플스토리를 결국 다시 손에 잡아버렸다. 여러가지 바뀐 것이 많아서 유튭도 찾아보고 그러는데, 이제 옛 세대라 그런지 동영상보다는 글자가 더 익숙하다. 솔직히 영상보다는 글자가 정보를 빠르게 스캔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대체 영상이 왜 대세인지 아직은 이해하기 어렵다(그러면서 최근 업무는 영상 만드는 일이었음). 16년도인가 그 때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아서 플레이한 흔적이 남아있는 서버로는 옮기지 않을 예정. 그래도 명절에 PC방에 하루 가기도 했고, 운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조금씩 스펙을 올리는 것이 꽤 흥미롭다. 초등학생 때 하던 것과는 다르게 나는 카드결제가 가능한 성인 직장인이라는 점도 여유를 갖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사실, 자석펫(루나쁘띠)는 하나 갖고싶긴 했다. 원화 환산(?)을 하니 대충 그 데이터 덩어리 하나에 25만원이었다. 곡절이 많은 게임이지만 나정도는 라이트한 유저가 아닐까. 어제인가 딱 10,000원 결제했다.
사냥하고 코인 모아서 큐브 돌리는게 낙(?)은 아니고, 어째서인지 마이스터빌에서 약초랑 채광 하는게 재미가 있었다. 왜지? 게임 시스템 중에서 그나마 단순한거라 그런가. 아무튼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아침에 세탁기며 식기세척기(만세)를 돌린 뒤 조금 다르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대충 화장을 한 뒤 시내에 다녀왔다. 케이트의 젤 펜슬라이너에 약간 갈등하긴 하였으나, 올리브영에서는 지름신의 위기를 넘겼다. 사실 아이라이너 1+1할 때 산 클리오 물건이 있어서 꼭 필요한건 아니기도 했고. 다이소에서 검은 구두약을 샀는데, 이게 광이 안나네? 라이터라도 지져야 하나...요령이 없는건가. 구두약도 광이 나는 종류가 따로 있는건가 싶었다. PC방에 마지막으로 들러서 두 시간 가량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왔는데, 조리용 후드가 없는건지 기름내가 나서 더 있지는 못했다. 다른 지역의 동일 브랜드 PC방과 비교했을 때 장비의 발전이 없는 느낌. 그런데도 가격은 똑같았다. 막바지엔 꼬맹이들 네 명이 와서 왁자지껄. 예전엔 PC방에서 시끄러우면 엄하게 혼났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냥 그런것도 하나의 문화인가 싶었다. 로블록스, 뭐라고 하던데 그거 태블릿에서만 가능한게 아니었나? 나중에 학생들이랑 얘기할 때 그런것도 잘 알아두어야 하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도 중요한데, 조금은 소비를 해야 약간의 행복감이 차오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샷을 추가한 디카페인 커피를 들고 집에 가는 길, 마음 속이 몽글몽글해졌다. 이번주도 힘낼 수 있는 연료를 채운 기분이다.

 

p.s. 챗GPT와 내가 쓰고싶은 소재에 대해 이것저것 얘기를 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영어로도 채팅을 해 보는데, 아직 회화까지 갈 단계는 아닌것 같아서 미뤄두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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