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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90

alicekim245 2024. 11. 18. 20:49

결국 한 달에 한 번 꼴로 글을 쓰는구나.

스타듀밸리에 미쳐서 살고 있다. 이게, 내가 한 일들에 대한 대가가 정직하게 돌아오는 것에 대한 쾌감이란 정의를 내렸다.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면 작물을 수확할 수 있고, 그걸 가공해서 팔거나 더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데 쓸 수 있다. 판매했을 때 수익이 꼬박꼬박 들어오면 그걸로 또 뭔가를 사거나 집을 확장하는 재미도 있다.

요 근래에 심리적으로 코너에 몰려있었다. 최강몬스터즈의 OST인 MONSTERS를 듣다가 따라 부르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걸까. 가사가 주는 울림이 이미 예전부터 내 몸에 스며들어 있었는데, 그예 얼마 전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생기면서 부쩍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실패작인가?

추스르고 난 지금 내 집 냉장고 자석보드에는 이런 말이 써져있다.

나는 실패작이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나는 나의 최선을 늘 다하면서 내 시간을 살아 나가는 중이다. 남들이 보기에 한없이 부족하고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내가 그렇게 누굴 해코지하면서까지 내 쾌락과 행복을 쫓은 기억은 없는데도.
자존감이 낮아서 생긴 문제일까? 나를 잘 아는 누군가는 내게 '회피형'이란 수식어를 선물해 주었다. 갈등과 긴장, 윽박지르는 상황을 여러번 겪은 탓인지 그런 낌새가 보이면 늘 도망치고 사라지려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

갈등을 정면에서 해결하는 방법은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사람은 짜증을 음성에 넉넉히 실어보낼 수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그런 짜증을 감내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는 않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는데 남은 인생 그걸 바꿔서 내가 이득을 볼게 하나도 없단 심산.

사무실에서는 갈수록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자기 주관을 좀 더 말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직장 말고). 갈등 상황을 만들기 싫으니까(위와 동일한 맥락으로) 너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서 내 성질을 죽이는 연습이 너무나도 반복적이다. 욱 하는 성질을 가라앉혀야만 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그 뒷감당을 하기엔 내가 너무나 모자란 사람이기도 하다. 생각하고 떠오른대로 행동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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