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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76 본문
세상에, 2월에 글을 하나도 안 썼구나. 2월 근황이라면야 후쿠오카에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과, 심즈4에 다시 몰입해서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었다.
사실 일본 여행이라면 몇 차례 다녀왔지만, 지난 기록을 보니 2018년쯤에 삿포로에 다녀온게 마지막이었으니 어언 5년만에 일본에 다시 간 것이다(2019년에는 업무상 태국 출장, 그리고 홍콩 관광). 그 사이 여권은 때가 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었고, 첫 비자가 일본 방문 비자가 되었다. 오랜만에 가는거였지만 준비는 대충 한 채로 가서 그런가, 식당마다 대기/예약이 엄청나서 겨우겨우 식사를 때우고 돌아왔다. 일일 버스 투어(유후인)는 동행자의 극찬을 받았고, 야키니쿠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귀국일 점심에 죠죠엔(쇼조엔?) 방문도 성공적이었지만 그 외에는 무척이나 고난과 고생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편의점 도시락에 눈을 뜬 것과, 환율 차이 때문에 뭔가 사먹는데 크게 부담이 없었다는 점은 괜찮은 점이었다.
오늘은 눈을 뜨자 마자, 해가 뜬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국기를 게양했다. 바람이 제법 부는 터라 날아가진 않을까(혹시 잘못하면 사람이나 차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걱정은 되지만, 여전히 삼일절이 주는 뿌듯함과 자부심은 대단하기에 해질녘이 되면 걷어들일 예정이다.
모처럼 온전히 혼자 휴식하는 날이기도 해서, 아침부터 청소며 빨래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게다가 쉬는 날 날씨가 무척 맑아서 기분이 더 좋았다. 한 주에 닷새는 아침출근, 저녁퇴근이다 보니 햇살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몇 없다. 덕분에 모처럼 블로그에 들러 글을 남길 수도 있었다. 2월에 한 개는 올려야지, 생각만 하다가 어느새 3월을 맞이하고 말았다.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빠질 예정이기도 하지만, 몸 상태에 유의하면서 나를 잘 돌봐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얼마 전 찾아간 병원에서는 아마도 수술로 방향이 잡힐 듯한 진단이 있었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일단은 약으로 조금 더 조절하기로 했지만, 올해 안에는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 괜히 부모님께, 만나는 사람에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서 의기소침해졌다.
사람은 제 나이 만큼의 속도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니 요새 하루하루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는가보다. 소중히 여기고, 그만큼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생각에 매몰되어 번아웃에 빠지지 않아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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