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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74

alicekim245 2023. 12. 19. 09:33

도무지 마음 붙일 만한 취미를 찾을 수가 없다. 책도, 게임도 재미가 없고 그예 유튜브 마저 질려버려서 이젠 라디오를 듣는 중이다. PC나 모바일로 듣는 라디오보다는 거친 음색이지만 또 라디오 기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다. 조심스럽게 주파수를 맞추고 원하는 채널에 진입했을 때 탁-하고 트이는 기분이란. 켜 놓고 다른 일 하기도 유용하다.

후숙 바나나가 있어서 오늘은 우유를 사다가 갈아 마셔볼 예정. 과일의 대부분을 먹지 않고(편식), 특히 바나나는 안에 심지가 씹혔을 때 헛구역질을 하기 때문에 좀처럼 엄두를 내지 않는다. 애초에 내 집에 내가 자발적으로 과일을 사 오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저 바나나도 누군가의 의지로 내 집에 들어왔다).

원래는 가벼운 국내여행을 다녀 올 예정이었지만, 맹추위와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물러진 바람에 집에서 느긋하게 보내는 이틀 휴가를 만끽하는 중이다. 전기장판 말인데, 틀고 자면 잘수록 사람 머리가 바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오늘은 전기장판을 배제하고 잠들어 볼 예정. 자꾸 대화할 때 단어가 꼬이고 이상하게 알아듣는데, 평소에 만나는 사람들이야 내가 원래 그런 캐릭터(!)라서 괜찮다지만 그러면 안될 자리에 실수를 하면 안되니까. 장기적으로 뇌 건강이라던가 염려가 되기도 하고.

던파는 정말 할 일이 없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새 캐릭터를 육성해봐도 명성치 3.3만 찍고 나면 그저 그런 느낌. 뮤즈도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했고...그냥 잘 키워두었던 아처나 열심히 뺑뺑이 돌리는 정도다 보니 자연스럽게 접속을 안 하게 됐다. 왜차큐도 솔직히 뭔지 모르겠다.
심즈는 새 제너레이션을 시작해보려고 했는데, 어차피 현실에서 내가 부지런히 하는 일들인데다 승진 과제라던가 그런데 강박을 느끼고 있어서 새로운 컨셉을 고안해보려고 하는 중이다. 작은 집에서 소소하게 지내는 플레이를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된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다음 글은 올해 안에 쓰게 될까, 다음 해에 쓰게 될까? 혹여 다시는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단어들을 남겨놓는 것은, 내가 어디선가는 기억되길 바라서다. 내가 존재했음을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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