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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71 본문
일이 한꺼번에 몰아친 탓일까, 이번주는 유독 힘에 부친다. 그나마 큰 것들은 지나가고, 한동안 저녁은 고요할 예정. 퇴근 후 트레드밀에서 3km를 걷거나 30분을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확실히 몸을 움직이고 나면 집안일을 포함해서 뭐든 너끈히 할 '기운'이 난다.
미리 예약주문을 해 두었던 튤립 구근이 내 예상보다 커서(무스카리는 이미 식재 완료), 새 화분을 결국 집에 들이거나 주변에 나눔을 해 주어야 할 위기. 내 작은 베란다는 화분을 아마도 딱 하나만 더 수용 가능할 것 같다. 다이소에서 엉성한 흙을 살 바에는 주변 원예 농가나 화훼상에 가서 부엽토를 사는게 낫다는걸, 서로 다른 두 흙을 담은 화분을 돌보고 나서야 알았다. 흙이 식물을 키우는게 맞나보다.
일전에 겪은 교통사고(정차 중 후방추돌, 사고 후 미조치)는 잘 마무리가 되었는데, 아직 그걸 글로 명료하게 정리할 준비가 되지 않아서 밍기적거리는 중이다. 기억을 놓지 않으려 어쨌건 '생각'까지는 났으니 조만간 블로그에 남길 성 싶다.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푸바오가 곧 중국으로 반환된다고 해서 사실 판다를 보러 간 이유가 제일 컸다. 하지만 역시 동물원은 답답하고 가여운 느낌이 든다. 물론 사람이 편안하게 여러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라 해야 하겠지만, 보는 내내 이게 맞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판다는 신기했고, 다른 나머지 동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통키가 있던 북극곰사는 이제 바다사자가 자리잡고 있더라.
내가 살던 옛 도시에는 길거리 전도를 하시는 남성분이 계셨는데, 내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생 때부터였다. 2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그 자리에서 여전히 전도를 하고 계시는걸 얼마 전 그 도시에 갔다가 봤다. 다음엔 사연을 고하고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고 부탁드려보고 싶다. 이 분이 여기 계셨던 걸 기억하는 사람이 나 하나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사람의 시간은 흘러가고, 매번 같은 날 같은 계절 같아도 실제론 백 번의 봄을 나지 못하고, 그 사소할 것 같은 하루마저도 같지가 않다. 그래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게 무서워서 뭔가 하려고 아둥바둥 노력한 날들도 있었다. 이제 몸은 점점 나빠질거고, 같은 시간 쉬어도 예전만큼의 효율을 내지 못할 것임을 안다. 그래서 조금씩, 억지 부리던 것들을 놓아가는 중이다.
책은 꾸준히 여러 분야에 걸쳐 읽는 중. 헌데 집중력이 약해진 탓인지 한 권을 오롯이 다 읽은 적이 별로 없다. 실용서 위주로 독서를 할 때 유독 그런 경향이 강했는데, 전에는 잘만 읽었던 비문학도 '이걸 내가 왜 읽지.'란 생각에 금방 책장을 덮어버린 적이 많다. 그나마 다양한 분야의 책에 손을 대는 건, 여전히 놓지 못한 글 속의 인물들이 늘 새로운 것들을 직업이나 사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고마워 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올해는 유독 겨울이 천천히 오는 듯 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20도를 웃돌던 기온이 훌쩍 떨어졌지만, 여전히 숨을 깊게 들이키면 적당히 차가운 바람이 폐 속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1년 7개월 가량을 키우던 물고기가 곧 용궁으로 떠날 모양인지 바닥에서 쉽사리 올라오지 못한 것이 벌써 닷새째다. 이제는 집에 돌아오면 이 녀석이 살아있는지부터 체크한다. 바닥으로 기어이 가라앉은 사료 하나라도 먹기를 바라는데, 힘을 겨우 짜내어 수면으로 올라오면 하는 일이라곤 아주 잠깐 입으로 공기를 삼키고 그대로 가라앉는 것 뿐이다. 가장 오래 키운 물고기라 그럴까, 이 녀석을 보내면 한동안 어항은 접어둘 것 같다.
집안 온도를 한껏 올리는 대신 여기 왔을 무렵 이마트에서 구입한 극세사 가운을 애용 중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기분이 든다.
곧 생일이라, 작년의 내가 미리 선물해 준 생일적금을 탔다. 절반은 그대로 새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묶어두고, 그동안 갖고싶었던 목록 중에 있던 목걸이를 사려고 하다가 잠시 정지. 아직 생일까지는 시간이 조금 있으니까, 더 의미있는 물건을 내게 선물로 주고 싶었다.
안팎으로 나고 드는 모든 일들이 평온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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