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69 본문

Chat/Daily writes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69

alicekim245 2023. 10. 5. 20:45

약을 복용한지 2주가 지났다. 체중이 급격히 늘지는 않았지만, 초반에 기력 부족에 시달리고 며칠 전까지는 매일 한 알 이상 진통제를 먹어야 했다. 오늘은 괜찮을 줄 알았는데, 급격히 습도가 낮아진 탓인지 세수 하고 나니 새하얀 세면대에 피칠갑이 되어 있는걸 보고 너무 놀랐다.

어릴 때부터 코피는 워낙 달고 산 탓에 피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조우를 하다 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는가 싶다. 마무리는 잘 했고 세안은 급하게 마쳤다. 가습기를 벌써 꺼낼 때가 왔는가보다(이럴 줄은 몰랐지만 이미 사흘 전에 가습기 세팅은 완료해 둔 상태였다).

긴 추석 연휴는 놀고 먹고 자고의 연속이었다. 바지런한 사람들은 외국도 다녀오고 이래저래 안 해본 일들도 한 모양이지만, 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 예측하지 못한 이별이 언제든 올 것임을, 그것도 필연적으로 겪을 일임을 알기 때문에 한 선택이니 후회는 없다. 휴대전화로 영상을 손쉽게 찍고 보관할 수 있다는건 굉장한 장점이다.

던파는 업데이트 이후 방향성을 알 수 없어 자연스럽게 접어두었고, 크루세이더 킹즈3나 심즈4 역시 흥미를 급격히 잃었다. 그런다고 영어도, 독서도, 하다못해 피아노도 하질 않으니 이른 시간 침대로 기어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체력도 많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요새 많이 느낀다. 그러니 정 붙일 만한 다른 취미가 있어야 할텐데, 쉬이 찾아지지 않아 이런저런 책을 뒤지는 일상이 이어지는 중.

늘 생각하는거지만 운전은 참 어렵다. 나 하나만 손해를 보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파생되는 일들이 많다. 그러니 더더욱 신경을 쓰는 수밖에. 요사이 달러가 오르는데다 휘발유 값도 가파르게 올라서 걱정이 된다. 버스가 조금 더 경제적일 것 같긴 하다.

복약 중이긴 하지만 이게 언제,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응원해 주는 가족들이 있으니까, 내 삶에 조금 더 애착을 갖고. 그러나 담담하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