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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팀 버튼 감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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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팀 버튼 감독

alicekim245 2016. 10. 10. 15:58


솔직히 말해서 팀 버튼 감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입문작 정도로 괜찮을 것 같다. 감독의 전작 중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꽤 즐겁게 본 이후로 감독에 대해 여러모로 찾아본 적이 있어서, 내게 이 영화는 지극히 팀 버튼 감독스러운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감상하러 가기 전에는, 이걸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속으로 고민을 조금 했다. 나는 징그러운 것을 잘 못 보는 타입의 관객인데, 과연 이 감독의 순수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기괴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보게 되었다. 팀 버튼 감독이 스크린 위에 상상력을 펼쳐놓는 방식에 익숙해진 자신이 좀 미웠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꽤 즐거웠다.

캐릭터나 스토리에 독특함이 묻어난다기 보다는 영상미와, 이를 만들어낸 그의 상상력이 꽤 보기 좋았던 것 같다. 보고 나서는 속에 별로 남는 것이 없는 영화라고 해야하나? 나는 뒷맛이나 교훈 따위 남기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내 취향에는 그럭저럭 들어맞았지만...

자막에 눈을 뺏겨서는 배우들이 던지는 대사를 놓치는 경우가 있으니 가능하다면 배우들의 대사를 직접 들어보는 편이 좋겠다.
중간중간 감동적인 장면도 있었고, 기괴하면서도 뿜기는(?) 장면도 있었다. 팀 버튼 특유의 기괴한 발랄함을 견디지 못한다면 도중에 관람을 포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았다. 잔인할 듯한 장면이 그렇게 보이지 않고 그냥 '깜짝!' 놀랄 정도로만 끝내는 것도 팀 버튼의 특징이라고 해야하나...음. 처음엔 렌즈만 검은색으로 바꿔 낀건 줄 알았는데 눈알이 먹힌거였다며? 으어어.
그렇게 과하지 않은 초능력들이 편안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전까지의 마블 유니버스 기반 영화들 덕분에 빵빵 터지는 류의 액션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런게 없어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사뮤엘 잭슨은 모건 프리먼과 이미지가 닮아가는 것 같다. 분장의 힘일까, 어벤져스의 그 사람과 별로 겹치지 않아서 역시 배우는 배우로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에바 그린은 이번에는 팜 파탈로 안나와서 좋았고. 미스 에버셋은, 순간 '엄브릿지?(이멜다 스턴톤)'이라 생각했는데 주디 덴치. 와아아=ㅁ=;;
왠지 팀 버튼 하면 그의 오랜 파트너 헬레나 본햄-카터 그리고 조니 뎁이 어디선가 튀어나올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번엔 팀 버튼 감독 본인이 카메오로 툭 튀어나와서 아주 짧은 순간 웃음을 선사했다. 연기가 좋았어요, 감독님.


후속작이 나올 수 없는 영화이니 그만큼 깔끔하게 끝나서 좋았다.

팀 버튼이 마침내 팀 버튼으로 돌아왔도다, 찬양하라.

솔직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팀 버튼 위에 디즈니를 끼얹은 영화였고...꽤 즐거웠다. 근데 꿈에 할로우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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