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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53 본문
코로나 확진 격리가 해제된 이후 이제 일주일이 거의 다 되어 가는 중이다. 잔기침이 후유증으로 남아버렸다. 힘없이 기침을 하다가 배가 당겨서 웅크리기를 몇 번 반복하고 있고, 심하면 헛구역질도 나서 이래저래 고생하고 있다. 사람마다 양상이 다르다더니 정말 이 정도로 다를 줄은 몰랐다.
서울에 잠시 다녀왔다! 오랜만에 방문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아쉽게도 때가 맞지 않아 실물 괘불은 보지 못했지만 미디어 아트가 전시되어 있어서 커다란 괘불을 만끽할 수 있었다. 특히 '사유의 방'에서는 반가사유상을 실물로 볼 수 있었는데, 들어선 순간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넋을 잃고 말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랜만에 갈 때마다 전시 물품이나 구성이 바뀌어 있어서 늘 방문할 때마다 기분 좋은 곳이다.
그 직전에 간 팀호완은, 차라리 딘타이펑을 갈 껄--하고 약간 후회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식사 순서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서빙 타이밍이라니. 그래도 애인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이상하게 어제 밤부터 오른쪽 어깨가 시큰거리면서 팔 전체가 아픈 것이 약간 신경은 쓰이지만.
아침에는 걸어서 스타벅스에 다녀왔다. 차로 다녀오기엔 역시 애매한 거리라, 아침 햇볕을 쐴 겸 설렁설렁 걸어 다녀왔다. 아침에 주로 주문하는 메뉴는 정해져 있는데, 이게 늦으면 품절되는 거라서 부지런을 떤 의미가 있었다.
모처럼 휴일 다운 날씨, 집에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던파 캐릭터들을 부지런히 1차로 돌린 후 청소기도 돌리고 널어두었던 세탁물도 착착 개어 보관해 두었다. 확실히 이제 봄이 오려나보다. 봄이 오는가 싶다가 어느샌가 여름이 오겠지. 시간이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쩍 이별에 대한, 내가 막을 수 없는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든다. 나이가 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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