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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55

alicekim245 2023. 4. 19. 21:08

작년 4월 16일에 구입한 물고기(베타)가 1년째 생존 중이다. 나에게 왔을 때 몇 개월차인지 알 수 없기에 그저 2살이 된 것으로 추정 가능할 따름이다. 그래도 여러 곡절 끝에 모비딕 히트탱크(여과장치 없음)에 정착해 며칠에 한 번은 거품집을 거두어 낼 정도로 일반적인 생존 중이니 감사할 따름이다.

식물을 더 들이고 싶어 안달이 났다가, 내 작은 베란다를 보고 포기했다. 기회가 된다면 작은 땅 한 뙈기를 얻어 꽃을 심고 가꾸어 보고 싶지만, 이건 정말 요원한 일이다. 이 동네에 주말농장이라도 신청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경미한 교통사고가 있었고(사이드 미러끼리 접촉), 그 여파로 현재 운전을 무척 두려워하면서도 생활에 필수라 어쩔 수 없이 운행을 하고 있다. 사이드미러는 그 이후 각도를 계속 조절 중인데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책이나 다른 정보를 찾아보면서 맞춰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너무 바깥쪽으로 향해 있는 것 같은데...큰일이다. 차선 맞추는 것부터 주차까지 이렇게 무서워지면 평상시에 하던 일들이 더 무서운 일로 바뀌는데...어쨌든 극복하려고,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후유증이던 잦은 기침은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맛도 어느정도는 원래대로 회복된 것 같다. 이전이 잘 기억나지 않아 완전한 회복이라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일상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질병, 이번 생에는 두 번 다시 겪고싶지 않다.

구슬 서 말도 꿰어야 보배라, 맥락은 맞지 않지만 작심삼일도 여러번 하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다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조금 늦게 일어난 날은 13분 루틴, 여유가 좀 있는 날은 20분 루틴으로 가볍게 운동을 한다. 월~수요일엔 ebs 오디오 어학당에서 초급 일본어를 수강하고 있는데, 가타카나에서 여전히 헤매는 감이 있지만 말하면서 따라하기가 확실히 도움이 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데 간간히 들리는 단어나 회화가 있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물론 이런 기쁨은 영어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방통대는 결국 자퇴를 선택했다. 나는 영문학이 배우고 싶었던 것이지 영어 교수법 같은걸 배우고 싶었던게 아니었다. 방향이 다르니 수업료가 아깝다고 여겨져 중간고사가 시작하기 전 온라인으로 자퇴원을 냈고, 이번주 초 등록금 일부를 환불받았다. 구입했던 교재들도 서둘러 치워버려야겠다.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3년 전 서울에 있을 때 보다 강습료는 올랐고, 아직 초반 단계라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곡을 익히는 것이 즐겁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고작 30분 레슨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등이 뻣뻣해져 있었다. 쇼팽의 왈츠 두 곡을 완성하는 것이 일단 목표로, 결코 가볍지 않은 곡을 시작점으로 잡는 바람에 귀가 후에 틈틈이 연습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도 이래저래 재밌는 일들이 많았다. 줄곧 드는 생각은, 내 속이나 생각을 가볍게 누군가에게 말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듣는 귀가 있고 분명 말은 어디로든 흘러들어간다. 속에 생각을 품더라도 잘 걸어 잠그는 편이 좋겠다. 내 말이 언젠가 등 뒤에 꽂히는 비수가 되면 안되니까. 나는 그저 잘 웃고, 박자를 맞춰주고, 착한 사람이기만 해도 된다. 그 외의 악역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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