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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34 본문
마지막 근무를 드디어 마쳤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어찌저찌 마무리를 하고 나올 수 있었다. 한 달간의 퇴사 준비 기간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하이볼을 한 잔 마시면서 지난 2년간을 반추하는 중이다.
게임이 질리는 일명 '겜태기'가 또 찾아왔다. 그런다고 심즈를 켜면 또 할게 아예 없지는 않은데, 거기도 달성과제란게 복잡다단하게 있으니 그걸 성취하는 재미일 뿐이다. 그래도 심즈에서는 행동의 결과가 또렷하게 보이는데, 살아가는 내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 게임을 아예 지우지 못하는 포인트인 듯 하다.
날이 점차 습해져서 에어컨을 아예 틀지 않거나, 하면 집 안 습도가 75%는 가뿐히 넘어가 버린다. 아침에 일어나서 좀 끈적거린다 싶어 습도계를 보면 여지없이 저 수치를 달성한 상태인데, 아침이야 에어컨 잠깐 트는 것으로 어찌저찌 넘어가도 퇴근 후에는, 역시 조금 곤란하기 때문에 옷방에 넣어 둔 제습기까지 들고 나와야 비교적 쾌적한 삶이 가능해진다. 이런거 다 없었을 때는 대체 어떻게 견뎠던 걸까?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선풍기만으로도 셀 수 있는 여름을 살아온 나이인데 이럴 때마다 참 신기하다.
잃어버리는 것이 좋은 순간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순간도 고스란히 품은 채 또 어떤 일상을 살아 나가게 될까. 인생의 큰 순간마다가 나의 '페이지'라면, 오늘 그 페이지에 마침표를 하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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