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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9 본문
바깥에는 눈이 펑펑. 대설주의보-대설경보-아침이 되어서야 해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는 하지만 저걸 치우러 나갈 수도 있는 입장에서는...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사실 예전부터 나는 눈 내린 길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다. 평범한 길에서도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는 일이 잦아서 그렇다.
그래도 고3, 수험생 시절 밤 12시에 집으로 가면서 내린 눈을 처음으로 밟고 가면서 들은 뽀득이는 소리, 보석처럼 반짝이던 눈송이들이 여전히 기억이 나는건 지금 회상할 수 있는 가장 또렷하고 젊은 시간들이어서일까. 아니면 그 때 함께 눈으로 하늘을 짚으며 찾아내던 별자리의 기억 덕분일까. 세월이 십년 이상 지난 지금은 그저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다.
오랜만에 꽤 오래 쓰고 있는 USB를 꺼냈다. 미국에서 잠깐 학교를 다니던 때의 영작문들인데, 기분이 오묘했다. 이 새벽에 눈에 떠 진 것도 참 기이한 일인데, 이것까지 보니 추억을 자꾸만 되짚으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휴대용 저장장치의 불완전함을 아는 나는 이걸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추억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했다. 클라우드도 영구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적어도 내 시간과 노력이 담긴 데이터들은 보존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드니까. 한편으론 이 저장장치에 내가 취업을 위해 열심히 쓰고 제출하고 탈락하기를 반복했던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들이 담겨있는데, 지금 하나를 열어보았더니 무척이나 오글거린다. 이전직장에서 채용도 담당해 보아서 그런지, 채용담당자들이 왜 날 뽑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는 그런 기묘한 심정.
어릴 때라고는 하지만 20대의 나는 철이 없었고(물론 지금도 철은 없습니다만) 겁도 비교적 없는 편이었다. 그러니 저런걸 최고의 결과물이랍시고 여기저기 낼 수 있었던 거겠지. 그래도 스스로 잘 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부분은, 이력서를 하나의 파일로 가지고 다니며 매번 업데이트를 했던 점과+토익을 2년에 한 번씩은 보는 것이다. 취업까지 한 마당에 토익을 왜 또 보느냐, 싶지만 의외로 써먹을 날이 오고(이직이라던가, 나는 선 본 사람이 토익 있냐고 물어본 적도 있음ㅋㅋ) 영어 실력을 쌓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으니 갈고닦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까닭이다. 솔직히 원서도 드문드문 사전 찾아가면서 읽어가긴 하지만 영어를 아예 놓아버리면 서구권의 개그코드'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가끔 서양 코미디에 나는 웃는데 같이 있는 사람은 멀뚱거리기만 하는 일이 생기긴 하지만 말이다.
다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잠들어 있을 이 새벽에 어찌저찌 일어나서 타이핑을 하고 있는 모양이라니, 피곤하다며 매일 23시에 잠드는 사람이 벌인 일인가 싶을 정도다. 그래도 하기로 마음먹어 자리를 잡았으니 일단은 해 내고 또 쉬어야겠다. 날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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