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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14 본문
게임을 안한지 꽤 되었는데, 요 며칠 신경이 곤두서면서 약간 파괴적인(?) 것을 하고 싶어졌다. 피아노 건반을 쾅쾅 두들기는 것으로는 충족이 되지 않았으므로, 결국엔 게임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도피할 수 있는 수단이 손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안심이 될 만한 일이었다.
일상처럼 틀어놓던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이제는 지겹고, 지겹고 평이한 일들이 늘어난다. 일은 일대로 꼬여서 손 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고.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도 풀어지고 하다 보니 그른 손을 잡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은 직진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마굿간을 떠난 말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며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찍어 붙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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