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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2021년 홀로 보내는 설 명절을 맞이하며 본문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본가에 가지 않고 혼자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지루하게 보내지 않으려 몸부림을 치다 보니 하고싶은 일 목록이 한가득이 되버리고 말았다.
최근의 내가 나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심심함, 일, 외로움...정도다. 최근에는 '집착 쩌는 개인주의자'가 아닐까 스스로 의심하는 중(한마디로 또라이란 이야기다).
특히 심심함에 몸부림치면서 대체 뭘 하면 재밌는 걸까! 하고 스스로 여러번 생각을 했고 또 하는 중이다. 대체 뭘 하고 있어야 나는 행복하고 즐겁고 재밌는걸까. 외적으로 보면 이미 평화롭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모순이다.
타지에 혼자 살고 있으니 외로움과 고립감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감당이 안된다 싶은 순간도 있는데, 그렇다고 내 집에 나 이외의 생명체를 들이는걸 스스로 허용하질 않았으니 이를 어쩐단 말인가. 내가 감내해야지.
여하튼, 그리하여 내가 구정때 할 일들은:
1. 영화보기: 그 전에 본 것도, 보고 싶었던 것들도 섞어서.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분노의질주 홉스&쇼, 엠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엘리자베스 & 골든 에이지
2. 피아노 곡 마스터하기: 쇼팽의 왈츠 중 Op.69 Nr.1 일명 '이별의 왈츠'를 능숙하게 치는 것
3. 바닷가 드라이빙 하기: 최근에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운전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는데...바닷가에 한 번 더 가고싶다.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바닷바람도 쐬고.
4. 소고기 육전 제작(?): 소고기 육전 외에도 에어프라이어로 제대로 스테이크를 구워보는 것이 목표다. 요리는 영 재주가 없다. 나는 카레에 고기와 감자만 넣는 인간이다(...). 안 먹는 음식보다 잘 먹는 음식을 읊는 것이 더 빠름.
정도일까. 많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단어 몇 개로 옮기고 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과연 저걸 다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구정 직전에는 묵혀두었던 집안일을 해야지. 세탁도, 청소도, 분리수거도 부지런히 해 두어야 명절 내내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이 가능할 것 같다. 새 일을 막 시작해야 하니 이것저것 알아봐야 할 것도 천지빼까리라. 처음 해 보는 일이지만 이전의 데이터가 있고, 물어 볼 사람도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간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 태도에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아무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절을 혼자 쇠는 것 같은데, 어떨지 기대가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여기 와서 쭉 그래왔던 것 처럼 온전히 혼자 있을 것 같아서. 그 외로움과 고독, 거기서 기인하는 약간의 지루함과 심심함을 과연 명절 끄트머리의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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