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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쟁이 자취생의 닭 안심 토마토 스튜 본문
저녁을 챙겨 먹었는데도 왠지 허한 기분이 들어서, 오후 8시부터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
나는 토마토 소스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 중에 1인분으로 판매하는 시판 토마토 소스를 10개 단위로 쟁여두고 주로 파스타를 휙휙 해 먹는 편인데, 최근 '스튜'라는 단어에 꽂혀서 소스를 쓰기는 쓰되 내용물을 바꿔보고 있다.
이전에는 소 안심으로 해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고, 재료는 그때 그때 다르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이마트에서 파는 노브랜드 닭 안심살이 몇 달째 그대로 있기에 메인 재료는 이 것으로 선택.
깐 감자가 있었다면 아마 넣었을테지만, 내가 기본적으로 이번 스튜에 넣은 재료는 다음과 같이 단촐하다:
- 닭 안심살 먹을 만큼만(물에 담가서 살짝 해동, 어차피 끓이는 동안 다 익는다)
- 치킨스톡 2 티스푼
- 월계수잎 2장
- 시판 토마토 소스
- 청양고추 소형 큐브 1개
만약 있다면 각종 채소(잘게 썬 양파, 파프리카, 깍둑썰기 한 감자 등등)도 넣었겠지만 냉장고에 신선식품을 사 두는 것은 고사하고 냉동식품이나 심지어 계란 반숙도 한 번 넣으면 잘 쳐다보지 않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감자 한 알도 찾을 수 없었다.
닭 안심은 대충 해동을 마치고, 냄비에 물을 붓고 월계수잎도 추가한 뒤 강불에 팔팔 끓이기 시작. 닭을 적당히 해동한다면 썰어서 투하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닭이 아니라 전에 소고기/돼지고기 안심을 작게 잘라서 넣어본 적이 있는데 이 쪽도 기름기가 돌아서 만족스러웠다. 결론은 어떤 고기든 괜찮다는 것.
물이 제법 끓으면 거품처럼 닭 부산물(?)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걸 걷어줘야 국물이 깔끔해진다. 대충 끓을때쯤 치킨 스톡(가루형)을 티스푼으로 두 번 떠서 집어넣고, 청양고추 큐브를 투하, 물이 조금 줄어들었다 싶을 때 토마토 소스를 부었다.
이후론 제법 졸여질 때 까지 강불로 유지하다가, 국자로 떠 보았을 때 조금 챱챱하다(악간 걸쭉) 싶으면 약불로 뭉근하게 졸인다. 아무래도 홀 토마토가 아니라 시판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썼기 때문에 이것저것 든게 많아서 식감이 딱히 심심하지는 않았다. 내가 쓴 소스에는 올리브, 양파가 조금 들어있었다.
토마토 소스를 잘 쓰기만 한다면,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제법 잘 털어먹을 수 있는 그야말로 실전! 자취생 메뉴라 할 수 있겠다. 메인 재료인 고기, 토마토 소스만 있으면 어떤걸 넣어도 대충 잘 어울리는 요리. 밤에 먹기에도 죄책감이 덜한게, 기름은 쓰지 않고 오로지 삶고 끓이는 요리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아직 다이어트의 잔해인 냉동 닭가슴살 소시지가 있는데 이건 다음에 파스타 할 때 적당히 해동한걸 잘라 넣어봐야겠다. 뭘 더 늘릴 바에는 한 번 싹 비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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