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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s/Di 245(BE, AE)

습작(2020년 4월 30일)

alicekim245 2020. 4. 30. 20:27

황후에게 기대되는 것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 연회를 준비하는 것, 사교계에 데뷔하는 아가씨들의 인사를 받아주는 것 딱 그 세가지입니다. 사실은 네 가지이지만, 당신은 '황위를 이을 수도 있는 아이를 정성껏 양육한다'는 그 마지막 조항은 지킬 수 없으니까 빼 봤어요. 어때요?

몸 조리 잘 하시길. 존귀하신 폐하께서 이 황자님의 후견인을 저로 지정해 주셨답니다? 아마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면 이 분을 뵙기 힘드실 터이니 지금이라도 많이 보아 두세요.

황후가 되면 다 자신의 것이 되는 줄 알았죠? 스콜라 시절, 나를 괴롭히면서 말했던 걸 지금도 기억해요. 귀족 여자의 운명은 결국 아이를 낳은 뒤, 남편이 싱그러운 젊은 첩의 품을 파고들면서 이내 버려지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자신은 황후가 될 몸이니 그런 운명에 갇히지 않고, 있는 힘껏 권력과 재산을 손에 넣을 거라고.

지금 자신의 처지를 잘 봐 두라고, 나한테 그랬죠. 제 손은 더럽히기 싫어, 학생들을 시켜 나를 몽둥이로 구타하면서.

그 말, 이제 돌려줄게요. 당신 자신의 처지를 잘 보세요. 어떤 존재로 전락했는가를. 스스로의 힘으로 손에 쥔 것도 아닌 권력이 얼마나 덧없이 사라지는지를. 자신에게 지워진 의무만이 남았을 때 얼마나 비참해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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