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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s/Di 245(BE, AE)

아카이브 이펙트, 단문 모음

alicekim245 2020. 3. 7. 14:48
안녕. 내가 사랑했던 사람아. 앞으로도 사랑할 사람아. 그리고 다시는 나를 돌아보지 않을 나의 사랑아.

길게 쓰지는 않았지만, 장공주(이연)가 남편(신은호 장사)에게 하는 모놀로그의 마지막에서.
이 커플은 일방적인 사랑과, 동정이 섞인 커플이었는데. 머릿속 엔딩에는 장공주가 은호의 후배를 살해 사주한 것까지 알고 동정마저 사라진 은호가 이혼하고 나가는 것이 마지막이었다.

부디, 한 번만 내 인생에 다시 한 번 나타나 다오. 그리 해 준다면 나는 네게 훨훨 날아가리라.

성윤의 모놀로그 중. 유영과 성윤 둘 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둘 다 서로에게 잊혀졌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감정이 교차하는 부분이 많았다. 결국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지만, 내 실력이 부족해서

맞닿은 저 연인들의 손을 보니 이제는 그저 흐뭇하게 미소만 떠올랐다. 계절은 겨울이지만 너희들은 봄이로구나.

성윤의 독백으로부터. 삼십 후반에 들어서 이제 무덤덤해지려던 찰나의 순간에.

내가 너를 조금만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너를 내가 조금만 더 자세히 바라 보았더라면. 익숙함에 가리워졌던 네게 향했던 모든 감정이, 너를 이미 향해 있던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텐데.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유영을 그 순간 알아채고, 칠 년이나 전화가 되지 않았어도 지우지 않은 연락처로 전화를 걸면서, 그 전화의 끝에 유영이-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을 알고 아까의 카페로 달려나가면서. 뒤늦은 후회, 뒤늦은 깨달음, 그 이후 그리움의 끄트머리에서 겨우 멀어져 가던 손을 잡을 기회가 왔을 때.

"마가리타입니다. 보내고 나서야 깨닫는 그런 안타까운 사랑을 한 사람만 하지는 않았나보네요."
"......"
"오늘은 칵테일바를 하는 날은 아니지만, 손님께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마가리타를 만든 사람은, 사랑하던 사람을 사고로 잃고 나서 그녀를 잊지 못해 이 칵테일을 만들고, 연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당신은 이런 칵테일의 이름으로 남지 말아요."

이 장면을 쓰면서, 프란세스크 미랄례스의 '일요일의 카페'가 자꾸 생각났다. 이디스, 잘 지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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