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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논문의 '저자'가 가지는 위치에 대하여(+잡설) 본문
우선 본인은 현재 의학 학술계열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이고, 학술행사 + 간행 파트를 담당하고 있음을 밝힙니다요. 그냥 가볍게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의학논문과 '저자됨'에 대하여 생각과 약간의 줄글을 풀어보려 합니다.
(의학회지, 학회지, 학술지 같은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미묘하게 다릅니다.)
1. SCI, SCIE, ESCI에 관하여
이미 SCI급 논문, 과학 계열에서 많이 언급이 되었기 때문에 많이 인지하고 있겠지만 의학계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표입니다. SCI는, Science Citation Index의 준말로 Clarivate Analytics(Web of Science Group 산하)에서 평가 후 등재 여부를 가름합니다. 여기 등재되기 위해서는 Impact factor(피인용지수)가 높고, 논문 작성 시 윤리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리뷰는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는지 등을 살핍니다. 즉, SCI(E)급 논문이라는 것은 이러한 복잡한 평가과정을 거쳐 고평가를 받은 학술지(Journal)에 출판(Publication)된 논문이라는 의미입니다.
순서대로 나열했지만 그 퀼리티가 가장 높은 순서대로(고평가) SCI->SCIE(Expand)->ESCI(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로 내려갑니다. 그나마 ESCI가 아직 등재되지 못한 저널들이 들어갈 수 있는 '최초'의 관문인 셈인데, 저것도 온라인 접근 가능한 영문 저널 사이트가 자리를 잡고 1년 정도의 내부 평가(Clarivate 쪽의)를 거쳐야 겨우 등재될 수 있습니다. ESCI가 되고도 SCIE까지 올라가는데도 1년 이상 걸리는데다, 논문이 지속적으로 좋은 퀄리티로 출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SCIE만 되어도 학교에서 교수 업적평가로 인정을 해 주는 것입니다.
의학계열에서도 SCI, SCIE, ESCI가 가지는 위상은 굉장히 높습니다. 일단 등재되는 저널의 수가 굉장히 한정되어 있고, 신규 등재도 정말 어렵습니다. SCI에 학술지가 등재되었다=수준높은 학술지다, 라는 것이 보장이 성립하는 셈입니다. 그 때문에 ESCI 조차도 아닌 의학 저널에는 논문의 투고 수가 굉장히 적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전문의 자격시험에 논문의 제1저자/교신저자로 등재될 때 특정 저널 또는 SCI/KCI 등재 학술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2. 논문의 '저자됨'과 관하여
이 건은 KAMJE, 즉 대한 의학학술지 편집인 협의회에서 의학저널 출판윤리 가이드라인 제3판을 공개했기 때문에 링크로 우선 연결합니다(https://www.kamje.or.kr/board/view?b_name=bo_publication&bo_id=13&per_page=).
한국에서 출판되는 거의 모든 의학 학술지는 해당 윤리규정을 표기하고 준수하여야 KoreaMED 및 KCI(Korean Citation Index)에 등재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저자됨'에는 아래와 같은 항목이 있습니다.
"'저자’란 출판하는 논문의 연구에 실제적인 지적 공헌(substantial intellectual contributions)을 한 사람을 칭한다. 즉 중요한 학문적, 사회적, 재정적 연관성을 가지며 연구에 충분히 참여하고 내용의 일정 부분에 대해서 적합한 부분의 공적 신뢰성을 가지는 자이다. 저자와 다른 공헌자와는 차별화(authors vs contributors)가 되어야 한다. 논문의 투고 후, 출판 후에 저자의 삭제, 추가 등의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고, 저자됨(authorship)이나 책임저자나 제1저자의 역할에 관련된 여러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저자는 저자됨의 자격을 가지고 그 역할을 준수하며 논문투고 전부터 출판 후까지 진실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의학저널 출판윤리 가이드라인 제3판, 16p. 발췌)
저자란 논문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특히 제 1저자는 가이드라인에서도 추가로 언급하듯 '일반적으로 논문에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입니다. 그냥 영어만 잘 했다고 제 1저자로 올려주는 경우는 제가 처리한 어떤 논문에서도 보지 못했고, 집필과정에 실제로 참여하여 보조한 논문에서도 보지 못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기준이 저한테도 적용된다면 저도 제 1저자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참고로, 저 가이드라인은 2017년 개정판이지만 1판은 2008년도에 발간되었습니다.
3. 의학계에서 '논문의 제1저자'가 가지는 위치와 의미에 대하여
의학회지는 주로 Origianl article, review article, case report, editorial 등으로 구성됩니다. 학회지의 퀄리티 평가는 Original article, 즉 원저에 의해 판가름이 납니다. 원저는 다른 논문 종류와는 다르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을-인고의 과정을-겪어 세상에 나오는 논문입니다. 1년 연구비 과제를 드리고도 선생님들로부터 논문이 잘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그 과정이 길고 복잡한데다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오랜 시간과 금액, 노력을 들인 원저의 제1저자가 된다는 것은, 내가 이 실험(=연구)를 주도했고 첫번째로 이름을 올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교수 업적 평가 항목에는 KCI, SCI(E)에 등재된 원저에서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만 업적으로 인정한다는 항목이 있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원저의 제1저자=실험의 주도자=연구 성과를 인정 받을 만한 사람 입니다. 물론 공저자도 연구에 기여를 했기 때문에, 그 분들의 노력과 결과물도 제대로 인정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주로 제1저자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의학계열의 원저가 또 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는, 분과 전문의 시험을 보기 위해 '원저의 제1저자'가 필수로 따라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 대한병리학회: 수련개시일로부터 응시자격 심사 전까지 총 1편(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 규정집에 명시된 학술지(원저, 증례, 종설)에 투고 및 게재원저 또는 종설 논문을 단독 제1저자로 SCI(E) 또는 병리학회지(JPTM)에 1편 이상 게재함(게재예정 포함).
종설(review article)도 포함이 되어 있긴 하지만 '제1저자/교신저자'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인 논문이 없으면 전문의 시험을 볼 수가 없습니다(물론 이것 외에도 다른 충족해야 하는 요건들이 많습니다).
4. 맺으며
작금의 상황을 보며, 현직 학술/간행 담당자로서 느끼는 감정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저는 문헌정보학 전공자고, 특히 의학 논문 관련하여 여려가지 수업을 들었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가 별거 아니라는 식의 댓글을 보면 당연히 더 참담해 질 수 밖에요. 그 논문 하나를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간과 자금을 투자하는지를 알고 있고, 제1저자가 되지 못해 어쩌면 전문의 시험을 보지 못했을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전 세계에서 한국 의학 학술지가 가지는 위상이 이번 일로 인해 실추되지는 않을까 저어됩니다. 또한 제가 맡고 있는 저널을 SCI, PubMED에 등재할 준비를 계속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출판된 논문의 신뢰도'가 평가자들에게 의심받게 되진 않을지 쓸데없는 염려도 합니다. 물론 저널을 이끌어 가는 힘은 편집위원장님과, 저널에 기꺼이 논문을 투고 해 주시는 선생님들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입신양명을 위해 논문이 가지는 투명성, 신뢰도, 그리고 의학 학술지의 윤리성이 침해되고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비록 교수님들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가는 입장이긴 하지만, 저는 적어도 그 사실만은 알고 있습니다.
거짓 저자는 논문에서 제외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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