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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각(10월 8일, 2018년) 본문
뱅크시의 작품이 낙찰되자 마자 미리 설치된 파쇄기에 절반 갈려 살아남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예전에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문제주의적 예술가이긴 했는데(내게는 쟝-미쉘 바스키아 같은 인상이 있는) 갑잓스레 이슈가 되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뉴스에는 '현대 예술은 다 사기, 허풍'이란 댓글이 빠짐없이 달려있었다.
(한국에만 제공되는 것 같은 포털 뉴스 댓글 서비스)
미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는 나지만 그래도 고미술품부터 현대 예술작품에 이르기까지 '예술품'을 감상하는 것을 꽤 좋아한다. 이를테면 데미안 허스트의 약품 캐비닛 시리즈, 제프 쿤스의 달걀 시리즈 같은 현대 미술이라던가 고려시대부터 보전되어온 불화같은 것(필자는 기독교인임).
삼성 리움 미술관에 전시된 데미안 허스트의 '두려워 할 것 없다'는 당시 대학생이던 내게 꽤나 센세이션한 작품이었다. 공산품(의약품)을 모아서 작품으로 구성했으니 '이게 과연 미적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 의구심이 잠깐 들었지만 실제로 보면 제법 거대한 캐비닛이라 사람을 압도하는 작품이고 또 몇 해가 지나도 계속 기억나는 미술품이었다.
미술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서 이건 이렇게 해석해야해, 라고 가르치는건 오히려 다양한 상상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또 문학을 이렇게 해석하는걸 극도로 혐오하는 나다(학생 시절 국어 교사와 격돌한 전적이 있다, 애증의 꽂게).
그냥 자유롭게 감상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면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림에 그려진 사과가 맛있는 사과인지, 맛없는 푸석푸석한 사과인지, 독 들어가거나 바늘 들어간 사과인지는 어디까지나 감상자의 주관에 있다. 심지어 A작가의 작품을 두고 평론가는 B라고 해석해서 그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정작 A는 '그런 의미는 없다'고 못박아버린 사례도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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