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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긴 휴가 후기(여름!)

alicekim245 2018. 8. 8. 09:57

사실 '휴가'란 개념이 불필요한 집안이라, 제대로 돈 쓰면서 '휴가'란걸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려 서른 즈음에!
이틀은 내 집에서, 나머지 이틀은 서울 중심가의 관광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여수-순천 코스를 계획했는데, 비용은 둘째치고 숙소도 마땅치 않았고 결정적으로 '폭염'때문에 계획을 급하게 수정했다. 그나마 호텔 숙박은 평일 이틀이어서 나름대로 비용을 조금 줄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결제/정산은 어떻게 했느냐:
1. 내가 일단 다 결제한다
2. 마지막날 합산해서 나눈다.
3. 친구가 쓴 금액을 제한 금액을 이체받는다.

결과를 보니 다행스럽게도(?) 숙박비>식비였다.

서울에서 어디를 돌아다녔는고 하니:
1. 코엑스에서 개최된 차 박람회
2. 코엑스 아쿠아리움
3. 명동
4. 광화문 교보문고
정도가 되겠다. 솔직히 낮에 돌아다닐 만한 날씨는 아니었고, 해 지면 귀소본능(?)이 발동해서 줄곧 숙소에만 있었으므로...게으름의 극치를 보여준 휴가라 할만하다.


◎ 차 박람회


연령대가 높을 거라곤 딱히 기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20~30대로 보이는 방문객들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같은 날 개최된 서울 코미콘 덕분에 코스플레이어가 슥슥 지나가는데 흠칫했던게 더 기억에 난다. 그래도 이슬차와 연잎차는 정말 맛이 좋았다. 안타깝게도 집에 비축된 차들이 있어서 따로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다기에 따른 적당한 온도의 차는 마음을 편하게 녹여주기에 충분했다(물론 바깥은 35도!).


◎ 코엑스 아쿠아리움


어린이들을 위한, 또는 커플들을 위한 관광 코스. 그래도 눈 앞에서 보는 거북이와 매너티, 열대어들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엄청나게 큰 가오리, 아로와나(용) 등등 거대한 어류도 있었고 이빨이 어마무시한 상어, 잠든 비버(...?), 펭귄들도 그렇고. 특히 매너티가 물고기들 배추를 뺏어가 앞발로 뱅글뱅글 돌며 식사하는 모습은 압권. 스탬프도 찍으면서 신나게 돌아다니다 보면 한시간 반쯤은 순식간에 없어진다. 아쿠아리움은 'After 5'라고 해서 오후 5시 이후 입장 티켓은 꽤 저렴하게 팔고 있다.


◎ 명동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

명동에 이른 시간에 가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좀 적어진 느낌도 들었다. 뭐 열심히 먹거나 사러 다니는 타입은 더 아니기 때문에 볼게 없던 것도 있고. 옛날 명동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교보문고는 언제나 좋다! 입구에서부터 맡을 수 있는 특유의 '교보문고 냄새'가 있어서 좋았고, 안에 가니 시선을 사로잡는 근사한 표지의 책들이 가득 있어서 황홀했다. 그와중에 내가 산건 쓸모있는 지류 하나였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두 곳의 재미를 따지자면 광화문 교보문고가 더 좋았다. 당연한건가...? 친구가 제목을 정확히 기억 못하는 책을 키워드 검색을 통해 알아내는 전과(?)도 올렸다. 엣헴, 이럴 때는 문정과 출신인걸 자랑해도 좋으려나.


거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데굴데굴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연가시'라던가, '인크레더블'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옆에서 현실적인 츳코미가 들어오는 것은 덤. 덕분에 더 재미있었으니 메데타시, 메데타시.

나흘은 좀 길었지만 이틀 정도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시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기분 전환에 확실히 도움은 된다. 한동안 의욕이 없어서 비실비실대고 있었는데, 앞으로 뭘 하고싶은건지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고.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익숙하게 출근해서, 익숙하게 일하고 퇴근하고 티비보다가 잠드는 삶이 언제까지고 이어질 수 있는건 아니기 때문에 '계획'이라던가 '건강관리(!)'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이 생각들이 어떤 형식으로 구체화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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