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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2013) 본문

Reviews/헌내기 사서의 독서기록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2013)

alicekim245 2014. 7. 9. 12:00

표지가 참으로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라 하겠다. 이 책 역시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처럼 번역 논란에 다소 휩싸이는 책이니 번역이 맘에 들지 않으면 원서를 읽으면 좋을 책. 그래도 한글 번역본도 꽤 괜찮았다.

 

일본 영향으로 <로리> <로리타>라는 단어가 일반적인 용어로 자리잡았지만 원전(!)은 당연히 이 책, <롤리타>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주인공인 험프리의 행동이 결코 정당화 되어서는 안된다는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과 행동은 '사랑'의 범주가 아닌 정신병의 범주에 넣는 것이 마땅하다. 페도필리아!

 

모 처에서는 로리는 '지켜보는 것'일 뿐 '손대서는 안된다'는 다소 우스운(?) 강령을 내세우고 있는데 지당한 말이 아닐까. 범죄로 이어져서는 안되는 일이다(물론 본인이 그런 성향이 있다는건 아니고, 사회 통념 및 개인 신념 차원에서 페도필리아 및 아동 성범죄자는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주장).

 

각설하고.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이자 험프리의 발악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단연 서두 부분이다.

 

Lolita,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s. My sin, my soul. Lo-lee-ta: the tip of the tongue taking a trip of three steps down the palate to tap, at three, on the teeth. Lo. Lee. Ta. She was Lo, plain Lo, in the morning, standing four feet ten in one sock. She was Lola in slacks. She was Dolly at school. She was Dolores on the dotted line. But in my arms she was always Lolita. Did she have a precursor? She did, indeed she did. In point of fact, there might have been no Lolita at all had I not loved, one summer, an initial girl-child. In a princedom by the sea. Oh when? About as many years before Lolita was born as my age was that summer. You can always count on a murderer for a fancy prose style. Ladies and gentlemen of the jury, exhibit number one is what the seraphs, the misinformed, simple, noble-winged seraphs, envied. Look at this tangle of thorns.

 

번역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두. 직접 해석하고 판단하자(!?).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봄직한 소설임에 틀림없다. 화자의 입을 통해 묘사되는 돌로레스의 행동은 다소 편협되어 서술된 면이 있다. 화자는 어떻게든 그녀에 대한 자신의 욕망과 행동을 정당화 하고 있으니. 물론 돌로레스가 또래보다 특이하다는 것은 인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험프리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속으로 욕을 했는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결코 행해져서는 안되는 일들이 너무나도 미려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하마터면 넘어갈 뻔 했다. 책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도 재주라는 생각이 문득 들 정도로.

 

쭉 읽으면서 미성년자의 성경험(성관계)에 대해서도 여러번 생각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국가에서 미성년자의 성경험에 유의하고 있는 것은 대개 임신의 위험성 때문이라고 하는데 -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지는 것은 미성년자의 신체 발달에도 무리가 갈 뿐만 아니라 개인의 정서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나는 여기 백번 동의한다. 물론 아이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행위를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지만 최소한 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관계, 피임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준다면 원치않는 임신과 낙태, '미혼모(리틀맘)라는 낙인'이 줄어들지 않을까. 요즘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도 인터넷이나 포르노 등을 통해서 성을 접하기만 하지 피임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르는 미성년자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학 진학을 하고서도 콘돔 사용법을 모른다면 정말 큰일 겪을지도 모른다. 특히 여성은!

(다음에 피임관련 포스트를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가의 유려한 문체도 상당한 볼거리이지만, 어째서 이 소설에서 이런 소재를 거리낌없이 다루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험프리의 행동에 납득하면 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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