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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2008) 본문
애정하는 펭귄 클래식 코리아 판본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는 사진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소설가인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역시 작가란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거듭 하게 되었다.
과연 영원한 젊음과, 그에 대한 대가로 변해가는 자신의 얼굴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 도리언 그레이는 언제나 젊고 아름답지만, 그의 원래 얼굴이어야 할 늙고 추악한 모습은 그림에 가두어져 있다. 그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도리언 그레이도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 되었을 것 같지만, 새삼 '만약'이라는 가정을 두고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별로 재미가 없다, 특히 이런 경우에는 말이다. 그녀와 결혼해서 잘 살다가 죽었겠지. 이 소설의 묘미는 그런 '행복'일랑 걷어 차버리고 도리언 그레이의 몰락을 지켜보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아름다움에는 지배력이 있다. 사람들을 복종하게 하는 매력 말이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그것보다 더한 지독한 감정과 능력들이 있다. 사람의 약점을 잡아 계략을 꾸미고 제 뜻대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게 하는 악랄한 점이. 아름다움 내면에 감춰진 그것은 흡사 장미가 숨긴 날카로운 가시고, 꿀을 바른 혀 안에 숨겨진 날카로운 칼날인 셈이다. 그는 그런 자신의 능력과 자산을 십분 활용하여 독자의 시선에서는 매혹적이며 위험한 삶을 살아나간다. 어느정도는 성공한 것 같지만 이미 그가 사랑을 잃은 이상 파멸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아니었다.
도리언 그레이의 결말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상상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었으나, 그 광경을 상상하는 것은 몸서리가 쳐진다. <진주 귀고리 소녀(트레이시 슈발리에 저)>의 마지막 즈음에서 카타리나가 소녀의 초상의 눈에 팔레트 나이프를 꽂아넣으려는 순간이 떠올랐던 것은 과연 우연일까? 겹쳐지는 상황에 몸서리가 쳐졌다. 도리언 그레이에게는 제 손으로 파멸으로 다가가는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맨정신이어도, 자기가 그려진 초상화에 나이프를 꽂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거니와 그것이 '자신의 모습이어야 할 추한 도리언 그레이'라면 대체 어떤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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