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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 to Jane Austen's World] 계급

alicekim245 2017. 6. 4. 21:54

당대에는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견고한' 에티켓들이 존재했다. 특정 장소에 출입할 때 갖추어야 할 의상의 형태나 색깔도 정해져 있었고, 남녀간 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규율 등이 엄청나게 많았다. 법률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 시기 상류층이 스스로 실행하던 것들 일부를 옮겨본다.


순서가 조금 어긋나긴 했지만, 이 에티켓들을 알아보기 이전에 19세기 영국의 신분 계급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높은 계급 순으로 나열을 해 보자면


왕(Monarch)
왕족(Royalty)
귀족(Aristocracy)
신사(Gentry)
중류층(Middle Classes)
상공업자(Artisans & Tradespeople)
고용인(Servants)
노동 빈곤층(Laboring Poor)
빈민(Paupers)


이렇게 대별할 수 있겠다. 왕은 말 그대로 그 당시의 국왕이던 조지 3세와, 이 왕의 통지 말기 섭정을 했던 조지 4세(흔히 프린스 리젠트Prince Regent)를 지칭한다. 왕족은 왕의 친족으로서, 유명한 공작들이나 공작부인, 그리고 샬롯 공주 등을 지칭한다. 조지 4세의 기묘한 행각은 여기 적기엔 분량이 너무나도 많아서 생략한다. 그 아래가 유서깊은 귀족들. 흔히 공-후-백-자-남 순서로 알고 있는 그 오등작들이 맞다. 여기에 애매-하게 끼이는 사람들이 기사와 훈작사들이다. 오등작은 아니지만 지방에서는 그대로 유지로서 어느정도 대우는 해 주었던 모양이다. 주로 귀족에 편입되고자 하는 신사(젠트리)들이 이들과 결혼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당시를 다룬 작품에서 심심찮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이전 포스팅에도 언급이 되었지만, 자녀를 귀족과 결혼시켜 가문의 위상을 상승시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은 신분 상승자(Social Climber)란 멸칭으로 불렸다. 귀족들은 자가들만의 그룹을 만들어 어울리려는 경향이 유독 강한 측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주로 등장하는 신사 계급(Gentry)는 주로 지주 계급을 의미한다. 대대로 토지를 이어받는 경우도 있었고, 상공업을 통해 재산을 많이 축적한 경우 토지를 구매하여 이 젠트리 계열에 진입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인도에서 막대한 자금을 모아와 지주가 된 사람들은 Nabob이라고도 불렀다. 이들은 한사상속(Entailment)를 통해서 토지가 분할되는 것을 막고, 주변의 토지를 구매하여 거대한 영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결혼을 통해 토지를 합병하거나, 재산을 더 불리는 일이 가능했기 때문에 적합한 결혼 상대자를 찾는 일이 중요한 이들이기도 했다. 이들은 토지를 소작에 부치거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산을 축적했고 여러 하인을 고용하여 안락한 삶을 누렸다.


중류층은, 오늘날의 관점과는 조금 다르지만 -- 변호사나 의사 등이 여기 포함된다. 한마디로 생계를 위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이들이 이 계급에 분류된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에 나오는 그 깐깐하고 기묘한 변호사 제이거스 씨가 바로 여기 해당되는 인물이다. 상공업자는 말 그대로 상업과 공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이다. 이 때까지도 여전히 '길드'는 유효했기 때문에, 비슷한걸 읽고 싶다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도 읽어보길 권한다(시대는 좀 다르지만).


고용인이라고 번역하긴 했지만 하인, 하녀라고 하면 사실 이해하기가 좀 더 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인'이란 단어를 택한 이유는, 이들 역시 맡은 업무에 따라 다양하게 불렸기 때문이다. 남성 하인은 집사(Steward)의 지휘 하래에, 여성 하인은 가정부(Housekeeper)의 지휘 아래 움직였다. 이 하인들도 상위와 하위로 나뉘는데, 이걸 또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상위 고용인들(위계 순서):
-남성: 집사(Steward) - 시종(Groom of Chambers) - 집사(Butler) - 종자(Valet)
-여성: 가정부(Housekeeper) - 하녀장(Head Housemaid) - 안주인 직속 하녀(Lady's Maid)
★하위 고용인들:
-남성: 풋맨(Footman) - 마차 담당(Coachman) - 마굿간지기(Groom) - 마굿간 보조(Stable Boy)
-여성: 하녀(Housemaid) - 부엌 담당 하녀(Kitchenmaid) - 식기 담당 하녀(Scullery Maid) - 빨래 담당 하녀(Laundry Maid)


번역이 다소 모호하게 된 부분이 있는데, 역할에 따른 영단어는 많은데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마땅히 대체할 단어가 없어서 그렇다. 이들의 역할은 저택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것이었으며, 아주 부유한 귀족이나 수십명 이상의 하인을 고용했을 뿐, 대부분은 경제적 수준에 맞추어 사용인을 고용했다. 후반부에는 남자 하인에게 세금이 높게 책정되면서 하녀의 수요가 높아졌고, 어느정도 수입이 있는 집이라면 최소 하녀 한 명 이상은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요리사는 주인에게 직접 고용되는 경우가 많아 이 위계에서는 거의 빠져있다.
Steward는 저택의 하인을 총괄하는 위치로, 이들의 임금을 지불하고 저택의 재정 관리를 담당했다. Groom of Chambers는 주인 가족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여러 방을 관리하는 직책이었다(역시 이 부분은 모호하다). 집사로 번역되는 역할 중 또다른 하나인 Butler는 시종과 비슷한 포지션이었지만, 남자 하인들(Footman)을 관리하며 접시와 그릇장을 관리했다. 종자...로 번역되어 있는 Valet은 실은 남자 주인 전속 하인으로, 주인의 의상이나 헤어 스타일 등을 담당하여 주인이 어딜가나 가장 근사한 신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Lady's Maid와 마찬가지로 주인과 가장 친밀한 위치였으므로 하인 위계 중 가장 윗부분인 집사도 이 사람은 쉽사리 건드리기 어려웠다. 항상 주인보다 먼저 일어나 주인의 일과를 준비해야 했으므로 영광보다는 고단함이 많은 자리였다.
풋맨은 쉽게 남자 하인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흔히 상상하는 남성 하인들의 일, 즉 장작이나 석탄을 나르거나 온갖 험한 일들을 전담했다. 나머지 세 파트는 해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의 마차와 말은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
여성 하인들, 특히 가정부(Housekeeper)는 안주인 직속 하녀 만큼이나 안주인과 친밀한 관계였다. 안주인이 만찬을 준비할 때, 메뉴를 상의하고 집안을 가꾸는 일을 추진하고 하녀들을 다루는 데 필수적인 인물이었다. 안주인 직속 하녀(Lady's Maid)는 Valet와 마찬가지로 마님(...)의 드레스를 수선하고, 머리 모양을 손보고, 화장품을 만드는 등 안주인을 우아하게 가꾸는 일을 주로 했다. 이들은 안주인이 더는 입지 않는 드레스를 가장 먼저 차지할 수 있어서, 이를 팔아 금전적 이득을 챙기거나 수선해서 입기도 했다. 하녀들 역시 임무에 따라 분류되어 있는데, 밑으로 내려갈 수록 임금이 더 적어지고 일은 고되다고 생각하면 맞다.


노동하는 빈민층과 노동조차 할 수 없는 사회계급이 가장 아래에 있다. 이들 중 어린 아이는 굴뚝 청소하는 아이로 일하기도 했고, 국가가 만든 작업장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매일 벌어서 먹고 사는 것이 고작인 계급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빅토리아 시기로 접어들면서 이들에 대한 어느정도의 보조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이 시기와 비교해서.




출처: (Georgette Heyer's) Regency World, Jennifer Kloester
What Jane Austen Ate and Charles Dickens Knew, Daniel Pool
참고: BBC Documentary hosted by Lucy Worsley
BBC Documentary Pride and Prejudice Having a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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