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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테후테후장에 어서오세요(2016) 본문
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이 책은 설날 직전에(...) 신한은행으로부터 도착한 괴 택배의 정체임을 밝힙...
아니, 이게 아니라.
S20이라고 신한은행에서 20대 고객 유치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서 이벤트를 하기에 받아든 책. 솔직히 신청은 11월 쯤인가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이제 아무 통보도 없이 와서 대체 뭘 보낸거냐! 하고 뒤늦게 받아왔다. 내가 왜 이랬냐면, 예전에 S20 다이어리 신청해 놓고 까먹고 있었는데 좋지 못한 시기에 연락도 없이 다이어리를 보낸 전력이 있기 때문.
당시엔 취업을 아직 못했던 때라 무척이나 우울함이 절정에 달해있어서 부끄럽게도 그걸 다 써버린 것 같은데 어찌저찌 당첨이 되어서 위와 같은 책이 내 수중에 들어왔다.
책을 구매하면 표지 안쪽에 수신한 날짜와 내 서명을 항상 적어 두는데, 이번 책은 신한은행에게 받았으므로 특별히 기재해 두었다.
각설하고.
여섯 명의 세입자가 귀신과 만나서 변화하는 이야기, 정도로 축약할 수 있겠다. 특히 두 번째의 2호실 아가씨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서 읽는 도중 서럽게(...) 울기까지 했었다. 각자의 상황에 너무나도 들어맞는 이야기들이 하나는 있을 것 같다.
특히 2호실 아가씨는, 뭐랄까, 진짜 너무 공감이 됐었다. 수수하고 못난 아가씨가 갑자기 눈에 든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그 작은 바람이 산산히 조각나고 현실로 돌아와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솔직히 나도 예쁜 편은 아니고 잘 웃는 편이기 때문에 그랬던가, 계약직이라던가 뭐 그런 이야기를 직접 겪어봐서 그랬었나...여튼 너무 공감이 됐었다. 그녀와 함께 지냈던 60대 아저씨의 유령은 성불하긴 했어도 오히려 미쓰키를 구원해준 것이 아닐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뭐 그런 것 따위의 자기계발서 보다는 이렇게 잔잔하게, 하나 둘 맞추어가는 퍼즐이며 풀어지는 이야기들이 내게는 더 잘 맞았다. 스토리는 역시 직접 읽어봐야 와 닿는다. 내가 여기서 굳이 다 일일이 고할 필요는 없을거다.
편안했고, 편안해서 무척이나 좋았다.
한 권 받아서 한시간 반쯤? 그렇게 걸려서 다 읽은 것 같다. 내가 자꾸 두번째 아가씨 이야기만 하는건 진짜 그 쪽이 너무 와닿아서 그런거지만, 현대 사회에서 생각해 봄직한 - 실제로 있을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니 나 외에도 공감 포인트를 가질 세입자들이 여럿 있을거다. 그러니까, 시간을 내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두 해 전, 학교 도서관에서 나를 붙잡아 주었던 프란세스크 미랼레스의 『일요일의 카페』이후로 이렇게 좋은 책은 오랜만이다. 따뜻하고 편안해서, 읽고 나서도 자꾸 떠오르게 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이런 책이 좋은 책이다. 힘내라는 식, 자신의 성공 이야기 따위를 늘어놓는 오만한 자기계발서 따위를 읽으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 보다는 이런 진짜 책을 읽는 것이 낫다.
한동안 책을 놓고 있었는데 읽게 된 책이니만큼 더욱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지만...새해 액땜 이후로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좋았다. 즐겨 가는 도서관에 이 책이 놓여있다면 가볍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피폐해진 마음을 어루만져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뒤에 적혀있던 어떤 서평처럼, 이런 셋방이 있다면 나도 한 번은 살아보고 싶다. 일단 덜 무서운 집인 것 같고, 월세도 파격적으로 저렴하니까. 어쩌면 나도, 치유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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