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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여러가지 컨셉 본문
1.
"모름지기 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자리에 계시는 분은, 그냥 실내에서 얌전히 잘 계셔주시면 됩니다. 아무것도 아실 필요 없으십니다. 그저 나라의 상징으로서 사람들 앞에서 환하게 웃으시고 손을 흔들어 주십시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 뿐입니다. 그래도 이 나라는 잘 굴러가고 있구나 그렇게 환상을 품게 만들 사람이 당신이므로."
아마 그리 생각했을게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를 제위에 앉혀놓고 뭐든 제 뜻대로 해보이겠다는 자신감이 눈 앞에 드러났다. 그렇게 오만한 이를 모든 이의 눈 앞에서 있는 그대로 해체해 보이는 것이 나의 기쁨이었다. 첫 섭정은 그렇게 목숨을 잃었다.
이 컨셉은 부왕이 반대파의 손에 목숨을 잃고, 겨우 살아남은 말자로서 왕위를 이은 어느 왕자의 중얼거림. 사실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나는 데쥬레 백작령을 먹는 과정에서 어느 남작의 유일한 딸이자 상속녀를 잡아와서 죽였고 그 남작가의 대를 끊기게 한 적이 있있다. 사실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처형에 따른 득실을 따졌을 때 신앙심만 20 깎아먹길래(애초에 명망있는 가문도 아니고) 그냥 여섯살 여자애를 목매달아 죽인 것 뿐인데 순식간에 그 아버지랑 관계도 마이너스 백 찍고 죽을 때까지 용서 못받았고. 아니 그렇게 귀한 딸이면 좀 지키라고. 아니면 돈을 가지고 있던가. 우리 궁정에 어떤 가신 나부랭이 보니까 금만 600 가지고 있더만.
2.
"이제 만족하십니까?"
"무슨 말씀이신지요?" 황제의 곁을 시종하는 젊은 환관이 발소리도 내지 않고 다가와 물어왔다. 일부러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나는 네가 무슨 질문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지만 되려 수고는 그 쪽이 해 주어야겠다는 심산이었다.
"갑자기 궁에 흘러들어와 몸으로 폐하를 현혹하여 공작부인이 되신 소감이 어떠신지 여쭙고 있는 겁니다."
"질투인가요?"
"......"
이 사람은 비잔틴에서 거세당한 뒤 제국 궁정에 팔려왔다. 그 이후로 황제의 신임을 얻어 막대한 권력을 지닌 환관이 되었고. 황제의 침전에 여자를 들여 놓으면서 그가 이루지 못할 사랑에 좌절하며 몇 밤을 지새우며 울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분께서 당신을 신임하시는 동안 한 번이라도 당신을 안아주셨더라면 만족하셨을런지요?"
"--!" 반문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적어도 면전에서 반문해서는 안되었다. 그걸 인정했다간 파문당하고 이 궁정에서도 쫓겨날테니까. 결국 그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방을 나갔다. 나는, 황제의 씨가 잠들어 있는 배를 -- 아직 채 다 부풀지 않은 -- 쓰다듬었다. 내가 자신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황제는 몰랐다. 몰라야 했다. 그래야 나를 잊어줄테니까.
이건 예전에 한 번 써먹은 컨셉. 황제를 홀려서 공작부인이 되어 자립한 여자의 배경. 그리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젊고 잘생긴 동성애자 환관. 실제로 동성애자 트레잇이 달린 사람이 어떤 경위로든 거세당하면 환관으로 써먹을 수 있고, 플레이어 캐릭터가 남성+동성애자+유혹 관심사+경국의 요부(!) 트레잇을 가지고 있다면 남성 통치자가 온갖 주교며 남자를 다 따먹고 다니는걸 볼 수 있게 된다. 사생아가 생기지 않는다는 관점에선 이 쪽이 뒤가 켕길 일은 없는 것 같지만 들키면...자동 파문은 아니어도 평판이 추락한다.
여성 통치자로 처음 플레이를 시작하면, 기둥서방(!?)을 들이고, 여러 남자를 유혹해서 자식을 최대한 많이 생산하는 것이 최대 덕목이다. 근데 뻐꾸기짓(?) 반복하다 보면 매독 걸릴 확률도 높아지고 임신 중에 남편한테 들키면 자동으로 사생아 트레잇 달리고, 이걸 정통 서자로 인정해주면 남편한테 용서받지 못할 관계도를 찍는다. 근데 남편 음모력 높으면 좀 잘 들키는 것 같다. 그러므로 여성 통치자를 잡을 때 남편은 바보를 들여야 한다. 어차피 남편 씨 받아서 애 낳을거 아니니까. 참고로 이 유혹 관심사는 신분(작위)에 따라서도 체감상 성공률이 갈린다. 가령, 백작위를 들고서는 남작도 잘 낚기 어렵지만 공작쯤 되면 고위 성직자도 침실로 들여놓고 난봉꾼 짓을 할 수 있다는 말.
사실 슬라빅 신화나, 가톨릭이 아닌 그 무언가에서는 여성 성직자를 앉힐 수도 있으니 남성 통치자를 잡고 여성 성직자를 덮치는 짓도 가능하긴 한데, 슬라빅 쪽은 소위 평화로운(이미 벗어난 것 같지만) 플레이가 불가능해서 아직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다만, 예-전에 플레이 할 때 그 쪽 공작의 후처로 들여보낸 딸이 있었는데 그 새로운 사위놈이 자기 궁정의 여성 성직자랑 사통해서 자식 낳은건 본 적이 있다.
크루세이더 킹즈를 하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관념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 네 번째 남편을 죽인(병사든 사고사든) 딸을 변방 귀족놈에게 던져준다던가 열 살 차이나는 커플을 성사시킨다던가, 공작놈한테 시집 보내야겠기에 수도서원 요청하는 딸을 매몰차게 가둬서 끝내 결혼을 성사시킨다던가 아내가 마흔 다섯이 넘어서 봉신인 교황한테 부탁해서 이혼한다던가 아니면 음모력 모아서 마차사고로 죽인다던가(...) 뭐 전쟁 안해도 막장이 수시로 벌어지니 조금 쉬다가도 다시 잡게 되는게 이것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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