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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공무원 (2) 본문

Writings/Di 245(BE, AE)

마법사 공무원 (2)

alicekim245 2025. 7. 21. 13:25

2.

눈을 떴을 땐 이미 온 몸의 감각이 뒤틀린 듯했다. 눈동자를 굴릴 때마다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시각적 정보를 미루어 보건대, 어디 이상한 곳에 갇혀버린 것이 분명했다. 차현은 대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한숨을 내뱉는 것을 조심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숨이라도 후욱-하고 내쉬어야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는게 조금 더 수월해질 것 같아서였다.

‘여긴, 어디지?’

차현은 생각해내려고 애썼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방금 전까지 국가안보국,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는데 순간 시야가 어두워지며 아찔한 기분이 든 것과 동시에 눈 앞의 풍경이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인 일이 아님은, 조금 전 자신에게 손을 뻗은 그 남자의 존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신제윤, 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그런 사람에게 원한을 산 적은 없었다. 그리고 방금 자기가 ‘당한 짓’을 생각해 봤을 때, 아마도 그가 한 말은 진실에 가까울 터였다.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거였다면, 배우가 되어야 했겠지. 그렇지만 아무리 날고 기는 대배우여도 사람을 완전 다른 장소에 순간이동 시키는 일은 불가능했다. 설령 마취제를 투여해서 기절시킨다 해도 이렇게 깔끔하게 몇 초도 되지 않는 기억의 공백만 남기는 일은 약이 할 수 있는 범위를 아득히 뛰어넘은 것이었다.

그렇게 손쉽게 공백을 남길 수 있다면, 차라리 방금 전 신제윤한테 초면에 고백한 일부터 지워버리고 싶었다. 아무리 홀린 듯한 기분이 들었어도 망정이지,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할 일이었다. 애초에, 그렇게 쉽게 고백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었다면 조직 내에서도 가벼운 사람 취급 정도를 받아, 징계를 먹건 폭행으로 법정을 다니건 그런 일들은 겪지도 않았을거였다. 평생 해 본 적 없는 일을, 생전 처음 만난 사람한테 해 버렸다니. 차현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마른세수를 했다.

이 공간은 지나치게 악랄했다. 조명의 위치 탓에, 어딜 가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바깥으로 향하는 창문 하나 없이, 차현의 눈에 보이는 것은 조악한 의자와 책상 하나, 그리고 의미 없을 듯한 녹이 슨 철제 출입문이 전부였다. 다른 것이 숨어있다 해도 의심스럽지 않을 만큼 어둡고 우울한 공간. 차현은 공간에 짓눌린다는 경험을 예전에도 해 본 적이 있지만, 지금 이 장소만큼의 우울감을 주는 공기는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했더라?’

곰곰이 떠올려 보려고 애썼지만, 그녀는 법령을 외우는데는 참 약했다. 무슨 법령을 위반한 것에 근거하여 체포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기억은 나지 않았다. 차현은 굳어버린 근육을 풀기 위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다음, 문으로 향했다. 손잡이에 문을 뻗자, 굳게 닫혀 있을 것 같이 생겼던 그것이 스르륵, 하고 열렸다. 동시에, 문 앞에 있던 긴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헐.” 그 경박한 감탄사가 나올 만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상대도 그런 것은 마찬가지인 듯 했다. 신제윤은 차현을 살짝 밀어 안으로 다시 집어넣고는, 자신도 그 기분나쁜 독방에 들어왔다. 차현은 그 순간, 그의 얼굴에 의문이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진 것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분은 어떤가.”

지금, 자기가 가둬놓은 사람 보고 ‘기분은 어때?’하고 물은건가? 속이 뒤집힐 만큼 짜증나는 발언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 말을 한 사람의 표정에는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약간 흐트러진 머리칼이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음을 추측하게 했지만 적어도 차현에게만큼은 아니었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되나? 이런데 영장도 없이 잡혀와서 기분이 아주 더럽거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상황에 대해 짜증이 나 있었지만, 지금은 그걸 제대로 퍼부을 수 있는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의 대응이 정말 예상 밖이었다.

“그 정도면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 말에 차현은, 보통 말로는 신제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은 그 쪽인데도 불구하고. 그런데, 전투 태세를 가다듬고 있는 차현의 앞에, 정확히는 그녀가 얌전히 앉아있는 의자 앞의 책상에 신제윤이 서류철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딱, 딱 딱, 검지손가락을 두드리며 소리를 냈다.

“상사 명령 불복종, 폭력, 폭력. 이 정도면 아주 문제인물 취급이었겠군.”

차현은 어두운 가운데서도 그 서류의 제목을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 조직 내의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 거리낄게 없는 기록이기도 했다. 적어도 그녀는 분을 못이겨 누군가를 해코지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자신이 겪고 있는 이 상황은–.

“문제인물이란 소릴 그쪽한테 들으니 굉장히 불쾌한데.”

“사실을 옮겼을 뿐이다.”

신제윤은 팔짱 조차 끼지 않은 채 차현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차현은 사람과 대화할 때, 눈을 마주치는 습관이 있었지만, 그녀조차 시선을 돌려버리고 책상 모서리에 시선을 둘 정도로 그의 눈동자에는 형언하기 어려운 기운이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는,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본 것만 같았다.

“하나만 더 묻고 네 처분을 결정하겠다.”

“이봐요, 지금 이렇게 나 가둔거 불법이라고. 내 말은 아예 듣지도 않겠다는거야?”

“아까 그 문, 어떻게 열었나.”

차현의 말은 듣지도 않은 채 신제윤이 빠른 속도로 제 할 말만 했다. 그녀는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그가 자신과 숨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로 다가와, 정확히 ‘눈’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마치, 거짓말을 하면 부숴버릴 것만 같은 눈빛으로.

“애초에 잠긴 적 없던 것 같던데. 그냥 열렸거든.”

“저 문이 저절로 열리는 경우는 단 한 가지다.” 신제윤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떠올라 있지 않았지만, 차현은 그 마지막 말을 듣자 마자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내가 죽었을 때.”

차현의 얼굴에 대놓고 당혹감이 떠오르자, 신제윤은 이내 그녀와 거리를 두고는 서류철에 손을 뻗어 책상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딱, 딱, 딱. 그 규칙적인 소리에 차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는 아주 어이없다는 듯 차현을 내려다 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이틀 후, 특수인원관리국 총괄본부장 비서실로 인사발령을 내겠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릴 들은거지? 이 사람 밑에서 비서로 일하라고 한거야? 차현의 몸이, 반사적으로 의자에서 일으켜졌다. 그리고 곧장 신제윤에게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 좋은 향기가 그에게서 흘러 나온다는 것은 알아차릴 새도 없이.
그런데 멱살을 잡힌 신제윤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그 평온함이, 차현의 자존심을 슬슬 건드리는 중이었다. 누군 영문도 모르고 잡혀와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신제윤은 자신의 행동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마법사등록법 제18조9항에는, 마법사 등록 유예기간을 넘긴 자는 본부장이 그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나는 법령에 따라 네게 처분을 내린 것 뿐이다.”

“법전 가져와. 그럼 검토해줄테니까.”

여전히 멱살을 잡힌 채, 신제윤이 손가락을 딱-하고 튕기자 책상 위에 무언가 육중한게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부정할 수 없는 것을 본 차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이제 실감이 나나?”

신제윤이 손을 뻗어,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있는 차현의 손을 부드럽게 풀어냈다. 사실, 힘을 줄 것도 없었다. 눈 앞에 법전을 봐 버린 차현의 몸에서는 이미 힘이 빠질때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아무리 잘 만든 연극이라고 해도 이정도로 현실감이 넘쳐서는 안되었다. 차현은, 영화를 볼 때도 제3의 장벽을 인물들이 뛰어넘는 일을 아주 싫어했다. 그래서,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좋아요, 그깟 지시. 처분. 다 받아내죠. 징계도 세 번이나 받았는데 날 왜 파면하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차현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대신, 옷의 먼지를 탁탁 털어냈다. 마치, 신제윤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닿았던 것이 불쾌했던 것 처럼. 그리고 두꺼운 책에 시선을 두고 있는 그를 지나쳐 다시 문으로 향했다. 신제윤은 차현을 붙잡지 않았다. 이상하게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문 손잡이에 손이 닿은 상태에서, 시선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자–

신제윤이 다시 차현의 바로 앞에 있었다. 차현이 느낀 것은 시선이 아니라 그의 체온이었다. 방금 전 멱살을 잡았을 때보다 더 가까이, 조금만 움직이면 그의 품 안에 그녀가 안길 것만 같은 거리에서–차현은 고개를 살짝 올려 그의 눈을 볼 용기를 냈다.

몇 초만 더 바라 보았더라면 그 눈동자 속에 감춰진 생각을 읽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가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차현에게서 반 걸음 거리를 두었다. 보통의 거리감이 아닌 것만은 확실했지만, 그의 의도는 알 수 없었다.

“지금 든 생각이 하나 있는데요,” 신제윤의 눈썹이 움찔거리는게 보였다. 차현은 이 어렴풋한 감정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그래도, 순순히 비서로 인사이동 당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뭔가.” 아까 차였을 때 처럼, 차가운 반문이 그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차현은 자기 할 말만 했다.

“앞으론 내가 먼저 고백하는 일은 없을거예요.”

직구로 내리꽂는 차현의 말에 신제윤이 아무말 없이,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풀어내더니 이내 다시 손목에 딱 맞게 채웠다. 이상하리만치 방이 고요해 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두 사람만 있었으니 이게 당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단순하지만 능숙한 동작을 차현은 저도 모르게 넋을 놓고 바라보고 말았다. 동작 하나하나, 얼굴의 모든 포인트마다 너무나 차현의 취향인건 분명했는데, 또 하나 분명한건 ‘나는 이 사람한테 차였고, 앞으로 먼저 고백하진 않겠다’는 마음이 더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차현은 그리 생각하며, 손목시계의 위치 조정을 마친 신제윤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런데, 아까 그녀가 잡았던 멱살을 부드럽게 풀어내던 그의 손길이 떠올랐다. 보통 사람은 멱살을 잡히면, 짜증은 내면서 힘을 주어 손가락을 풀어냈다. 그런데 그는, 마치 차현이 힘을 뺄 것을 알고 있었다는듯–아니, 그녀가 다치지 않길 원한다는 듯 부드럽게 그녀의 손가락을 풀어냈다.

“그 말, 끝까지 지키길 바란다.”

자기 앞에서 싱긋 웃고 있는 차현을 보며 신제윤이 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 말했다. 손목시계는 이미 다시 찼는데, 그 시계를 쥔 손가락이 느긋하게 시계줄을 매만지고 있었다. 마치, 차현의 반응을 탐색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런데 차현은 이미 속으로, 어느 정도의 굽이 있는 구두를 신어야 그와 눈을 마주칠 때 고개를 들지 않아도 될지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이제 자기가 어떤 ‘연극’의 무대에 올라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취향의 잘생긴 남자가 ‘이틀 뒤부터 내가 네 상사다’라는 말을 할리가 없었으니까. 기왕 연극에 흘러들어 온 것이라면, 거기 발을 맞춰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었다.

내 인생이 하나의 연극이라면, 주인공처럼 행동하지 않을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차현은 호기롭게 독방을 나섰다. 그러나, 그녀의 눈 앞에는…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금방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여기가 어딘지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독방에선 바깥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기에 몰랐는데, 바깥으로 나서니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고, 통유리창으로는 ‘서울’의 야경이 보였다. 그러니까, 이 말도 안되는 ‘특수인원관리국’이란 정부 조직이 떡하니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말이었다.

‘보통 마법부, 라고 하면 어디 숨어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비밀통로? 아니면 골목 한가운데라던가.’

그래도 일단 걸음을 내딛긴 해야했다. 차현은 이윽고 바깥으로 향하는 유리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매끄러운 금속 손잡이가 달린 유리문.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드라마에서나 봤던 여느 회사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 문을 열고 나가자 익히 예상 가능했던 대리석 복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벽은 검은색 나무결로 마무리가 되어 있었지만, 승강기도 보였고 다른 사무실로 향하는 표지판도 멀쩡히 붙어있었다. 특히 차현의 눈에 띈 것은, ‘마법처리과’, ‘총무과’, ‘약재연구과’, 같은 보통 정부조직 같지 않은 이상한 조직명이 새겨진 금속판이었다.

이대로 승강기를 잡아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내가 원래 알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차현은 잠시 갈등하다가, 이내 승강기의 버튼을 눌렀다. 띠링-하고 매끄러운 안내음이, 곧 승강기가 도착할 예정임을 알려주었다.
복도에 있는 시계를 확인하니 밤 열한 시. 차현은 아무도 마주칠 일 없이 원활하게 이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나, 어김없이–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면 꼭 다른 누군가와 마주치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라?”

깜짝 놀랐다는 듯한 말투. 승강기 안에는 남자 한 명이 먼저 타고 있었다. 특이하게, 머리칼이 젖어있는 상태였고, 어딘가 신제윤과 닮은 듯한 구석이 있는 얼굴을 갖고 있었다. 재수없는 본부장과 가장 큰 차이라면, 이 쪽은 좀 더 상냥해 보였다는 점.

“길을 잃은건가? 아무리 그래도 사람 얼굴을 그렇게 들여다 보면, 부끄러운데.”

그런데 남자는 이미 차현이 누군지 알고 있다는 듯, 가볍게 덧붙였다.

“안그래도 데리러 가고 있었어, 차현 씨.”

“누구시죠?”

“아차. 실례를 했네. 마법처리과 과장 신서율이라고 해. 그냥 서율 씨, 라고 하던가 신과장 이라고 불러도 좋고. 신제윤 본부장이 널 독방에 가뒀다는 보고를 듣고 데리러 가던 중이었지. 아무리 그래도, 독방에 가두는건 규정 위반이라서.”

“그 누구보다 규정과 규율을 중시할 것 처럼 생겼던데요, 그 사람.” 차현이 가볍게 툴툴거리자, 서율이 뜻밖이라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 뭔가 생각하는게 있어서 그랬을거야, 그래봐야 나한텐 얘기 안해주겠지만. 이제 집에 가려고?”

“네, 그 잘난 본부장님께서 이틀 뒤부터 비서실에 출근하라고 하셔서요.”

비서실, 이란 단어를 듣자 신서율이 차현의 양 어깨를 꽉 쥐었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밀쳐낼 새 없이 그에게 잡히고 만 차현은 그가 일부러 허리를 숙여 자신과 눈을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시선은, 차현을 찬찬히 훑으며 탐색하는 눈빛이었다.

“진짜로? 정말? 신제윤 본부장이 그렇게 말했단 말이야?”

대체 비서실로 발령난게 뭐가 문제라서 이런 격정적인 반응인거지? 차현은 정보를 좀 더 캐내기 위해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대꾸했다.

“네. 또박또박 한 글자씩 힘 주어서 그렇게 말하던데. 비, 서, 실.”

“와.” 그의 감탄사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대충 짐작가는 바는 있었다. 신서율이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차현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거기서 네가 얼마나 버틸 지는 모르겠다만,” 역시나. 그런 성격의 보스라면 비서들이 못 견디고 도망갔을거라 대충 짐작은 했다. 신서율이 가볍게 차현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마음에 안들면 마법처리과로 와. 나는 네가 마음에 들거든.”

“대체 어딜 보고?” 차현이 바로 되묻자, 서율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지만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대신, 그녀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잡으라는 뜻인가?

“여기 어딘지 모르지? 보아하니 신제윤 본부장은 제대로 설명도 안 해줬을 것 같고. 집 주소 알려줘, 데려다 줄테니까.”

“신제윤 본부장처럼 순간이동 시킬거라면 사양할래요. 기분 진짜 이상해, 그거.”

 

십여분 뒤, 차현은 서율의 차 조수석에 얌전히 앉아있었다. 솔직히 택시를 탈 수도 있었는데, 이 사람이 부득불 데려다 준다고 하니 거절할 명분도 딱히 없었다.
‘이 시간엔 택시도 안다녀. 그렇다고 순간이동도 싫다니, 차로 데려다 주는 수밖에. 그냥 보내기엔 너무 늦기도 했고.’
한밤중에, 처음 만난 사람을 집에 데려다 줄 만큼 자신에게 호의를 보인다는건 이상한 일이었지만, 서율과 함께 차에 있는게 이상하리만치 어색하지는 않았다. 어쩐지, 만약 상냥한 친오빠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일 것만 같았다.

“궁금한게 있어요.”

“뭔데?”

밤늦게는 신호등도 점멸등이라, 굳이 정차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서율이 ‘일부러’눈을 마주치기 위해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되물었다.

“서율 씨도 마법사인거, 맞죠?”

정말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라는 듯 그가 껄껄 웃어댔다. 차현은 그 반응에 귀끝이 새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물어볼 만한 질문이지 않았나, 그거? 서율의 웃음은 한참이 지나도 끝나지 않아서, 결국 차현이 등을 가볍게 때리는 시늉을 하고 나서야 겨우 그쳤다. 웃음을 멈춘 서율의 눈가에 눈물까지 맺혀있는 것을 보니 더욱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대신, 그는 차현이 보는 앞에서 손을 펼쳐보였다.

무엇을 할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차현은 서율의 손바닥 안에서 둥근 물방울이 맺히더니 점점 공의 모양으로–커져가는 것을 보았다. 둥근 공 모양의 물방울이 이내 공중을 둥둥 떠다니다가, 차현의 코끝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서율은 그걸 그 자리에서 터트리지 않고, 차현의 손을 살짝 잡아 손등이 위로 가게 만든 다음 그 위에 부드럽게 스며들게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호기심이 해결되기엔 충분했다. 아무리 날고 기는 마술사라도 이런 트릭은 불가능했다. 역전재판에 나오는 아루마지키 극단도 이건 안됐을거다.
더군다나 손등에 스며든 습기 덕분에 손이 촉촉해져, 그걸 매만지는 차현을 보고 서율이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믿지 못하는 자에게는 말 보다는 행동으로. 마법사인거, 믿을거지?”

“내가 마법사인건 못 믿겠지만 서율 씨가 마법사인건 알겠네요.”

이 사람에게는 차현의 말 하나하나가 개그 포인트인 것이 분명했다. 서율은 악셀을 부드럽게 밟아 출발하면서도 웃음을 쉬이 멈추지 못했다. 그녀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조수석에 앉아있자, 서율은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손을 뻗어 사탕 하나를 차현에게 건네주었다. 입 안에 털어넣자 시원한 박하맛이 물들었다.

“자기가 마법사인걸 믿어야, 마법을 쓰지.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까 집에서 쉬고, 점심쯤 만날래?”

숨 쉬듯 자연스러운 플러팅에 하마터면 홀랑 넘어갈 뻔 했다. 차현이 바로 대답하지 않자, 서율이 일부러 한마디 덧붙였다.

“곧 비서실로 출근하려면 특수인원관리국에 대해서도, 마법사에 대해서도, 알아둬야 할테니까. 내가 널 데리러 가지 못하는 바람에 비서실로 발령 난 것 같으니, 책임을 지려고.”

“신제윤 본부장은 어떤 사람이예요?”

“음?” 왜 그런걸 묻냐는 듯한 대답. 하지만 이미 집 근처에 도착한 터라, 서율과 대화할 시간은 길게 남아있질 않았다. 차현은 자신을 내려다보던 그의 눈빛을 떠올리며, 서율에게 재차 물었다. 그러자,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대신 다른 대답을 하나 해 줄게. 신제윤 본부장이 여태껏 휘하에 두었던 비서의 최장 근무기록은, 1일이야.”

“그거 덕담 맞습니까?” 차현이 눈을 곱게 흘기자, 서율의 귀끝이 살짝 붉어졌다. “저도 하루만에 도망나오면 마법처리과로 받아주시려구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사람한테는 이런 농담을 거리낌없이 할 수가 있었다. 아까 손등에 그가 물을 흡수시킨 영향인것일까, 아니면–다른 무언가가 차현 자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간질인 탓일까, 알 수 없었지만.

차현은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서율의 마법은 본질이 물에 가까웠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요소가 물이어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율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그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곤 했다.

서율은 차현이 한사코 사양하는데도 그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상하게, 싫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어쩐지, 뒤돌아 서려는 그를 잡아다 빰에 키스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 보면, 남주가 여주 집에 데려다 줄 때 여주가 그렇게 하던데. 그런데, 그런 상념에 빠져있던 찰나–차현의 뺨에 그의 부드러운 입술이 살포시 닿았다가 떨어졌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차현의 물음에 서율이 싱긋 웃어보였다.

“잘 자라는 뜻.”

“오해할지도 몰라요.” 차현은 타인이 자기에게 상냥하게 해 주는 일에 약했다. 경계를 하기야 했지만, 이런 작은 호의와 행동이 그녀의 판단력을 이따금 흐트려놓고는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차현의 시야가 흐릿해졌다.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금방 눕거나 눈을 감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았다.

그녀는 서율을 잘 돌려보낸 뒤, 개지도 않고 일어났던 이불 위에 그대로 쓰러지듯 누워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가 너무나도 많은 하루였다. 내가, 마법사래.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칠 이유는 충분했다. 눈꺼풀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차현은 몸살 기운이 온 몸을 짓누르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2.1.

예상을 딱히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권차현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솔직히 어제 집에 들이기 전 뺨에 가볍게 키스했을 때, 순간적으로 마력이 끊긴 듯한 기분이 들어 신경이 쓰인 차였다. 집 주소는 알고 있는데다, 순간이동 마법으로 가지 못할 곳도 아니어서–관리국 직원의 상태를 확인하겠다는 내면의 핑계만 댄 채 차현의 집에 들어간 것까지는 괜찮았다.

역시나, 깨어나지 못한 채 악몽과 피로에 짓눌려 침대 한 구석에 잠들어 있는 그녀가 보였다. 둔한 신제윤은 알아차리지 못했겠지만, 평범한 인간으로 삼십년 넘게 살던 사람한테 ‘너는 마법사다.’는 말만 하고 돌려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나는 훤히 보였다. 속이 엉망이니 그게 몸에도 티가 나는 일은 당연했다. 차현은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꿈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까? 살짝 어깨를 흔들어 보아도 그녀는 현실로 아직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잠든 여자한테 손대는 것은 취미에 없었지만, 어제 차현의 뺨에 살짝 키스했을 때 느꼈던 그 이질적인 기운이 신경쓰였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침대 위로 쓰러진 모양인지, 흐트러진 블라우스와 슬랙스 차림 그대로였다. 단추를 손가락으로 툭, 툭, 푸는 내 손가락이 이전과 다르게 떨렸다. 여자들의 옷을 수없이 벗겨봤지만 이랬던 적은 처음이었다. 수건을 불러내 물로 적신 다음, 몸을 닦아주고, 깨끗한 티셔츠를 입혀주기만 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셔츠를 벗겨낸 전신–특히 일반적이라면 좀처럼 볼 수 없는 등과 팔 안쪽에 눈에 띄는 흉터들이 있었다.

불로 지진 자국, 무언가로 피부가 터질만큼 얻어맞은 뒤끝에 생긴 흉터들. 그녀가 앞으로도 결코 말하지 않을 과거가 이 고운 피부 위에 흉흉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어렴풋 차현이 살아온 삶이 상상되었다. 이건 성인이 되고 나서 생긴 상처들이 아니었다.

‘얘, 대체 어떤 삶을 산거야. 알아둬야 하나.’

차현을 다시 만나러 오기 전, 무영이 일부러인지는–알 수 없지만, 권차현의 인사기록카드를 건네주었던 것이 떠올랐다. 거기 분명히 적혀 있었다. 상사 폭행-이라고. 대체 이 가녀린 몸으로 사람을 어떻게 ‘팼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목은 뼈에 가죽만 붙여놨다 해도 좋을 정도로 얇았다. 아마 내가 손아귀에 힘을 제대로 준다면, 뚝 하고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땀에 젖은 옷을 벗겨내고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자, 차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뒤척혔다. 이 사람이 갑작스럽게 깨어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마쳐야 했다. 집주인이 잠든 상태에서 물건을 마음대로 꺼내 쓰기는 뭣해서, 급한대로 내 집에서 티셔츠와 펑퍼짐한 반바지를 소환해 그녀에게 입혀주었다. 속옷과 땀에 젖은 옷들은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로 직행. 한결 편안해진 표정의 차현을 보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슬그머니 욕망이 차올랐지만, 그녀의 이마를 짚자 마자 그런 것쯤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열이……38도. 해열제부터 먹여야겠네.”

다행히 집 안, 눈에 띄는 곳에 약 상자가 있었다. 손을 뻗자 생수 한 병과 해열제 한 통이 내 손에 날아들었다. 마법사라는건 이럴 때 편했다.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와중에도 약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건 참 유용했다. 더군다나, 이 사람이 (물론 자신의 의지는 아니겠지만) 나에게 의지해야 하는 이 상황이 좋았다. 어쩌면–.

“아파…….”

무의식일 그녀가 울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약을 먹이려던 손이 허공에서 멈추어버렸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몸을 소중히 끌어안았다. 불덩이같이 뜨거운 몸을 식혀주고 싶었다. 차현의 손을 살짝 잡은 뒤, 마력을 조심스럽게 그녀 쪽으로 이동시켰다. 마법사들은 자신의 마력을 다른 누구에게 넘겨주는 일을 잘 하지 않으려 했다. 자칫하다간 마력끼리 충돌해 속이 망가질 수도 있었고, 혹은 상대의 마력이 마치 ‘각인’처럼 남아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차현의 경우라면, 아직 제대로 마력을 인지한 것이 아니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다행히 끌어안은 그녀의 몸이 정상적인 온도로 돌아가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대로 더 끌어안고 싶다는 욕망이 내 머릿속을 차근차근 채우는 중이었다. 그러다, 살짝 드러난 그녀의 팔에–흉터가 다시 눈에 들어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이 신서율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가.

정상 체온으로 돌아온 차현의 숨소리는 점차 안정적으로 바뀌어갔다. 그래도 일어나면 옷이 갈아입혀져 있는 것에 놀랄 것 같아서, 깨어날 때까지는 집에 있기로 마음을 먹었다. 차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 방에 있는 것들을 통해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싱크대에 남은 물자국, 정리하지 못한 화장대가 눈에 들어왔다. 자잘한 샘플은 없었지만 대부분 로드샵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 위주였고, 거울에도 먼지가 제법 가라앉아 있었다. 서랍 속에 넣으려고 했지만 우연히 삐져나온 상자도 하나 눈에 띄었다. 길고 둥글고, 충전식인 것. 하필이면, 다른 것도 아니고 그게 정말로 눈에 띄었다. 어른이니까, 이런 장난감 하나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 외에는 지극히 평범했고, 사실은 삭막하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마치,
자기가 세상에 없어도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

세시간쯤 지났을까, 환자를 뚫어져라 관찰하는 것은 좀 아니다 싶어, 거실의 빈백에 앉아 태블릿으로 현장팀에서 올린 보고서들을 검토 중인데 침대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이번엔 제대로 장난 칠 요량으로,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차현의 침대 옆에 살그머니 누웠다. 셔츠도 벗어 알몸으로 맞이할까 하다가 그건 진짜 큰 일로 비화될 것 같아서 선택지에선 뺐다.

“깼어?”

옆에 비스듬하게 누워있는 나를 발견한 차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잠기운이 확 달아났다는 듯한 표정, 이윽고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알아내려는 표정, 마지막으로는 자기 옷이 처음 보는 옷이라는걸 인지한 숨소리. 얼굴이 붉게 물든다는 표현은 지금 차현의 얼굴에 딱 맞는 말이었다.

‘헉!’하려는 소리를 지르는 일을 막기 위해 손으로 차현의 입술을 막았다. 손바닥에 닿는 작은 입술의 감촉이 부드러워서 하마터면 설 뻔 했다.

“그런 일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 약속시간 지나서도 나오지 않길래 와 본 것 뿐이야. 그리고, 소리지면 옆집에서 달려온다. 지금 저녁 일곱 시야. 방금 전에 옆집 사람 들어가는 소리 들었거든.”

손으로 가로막혀 있긴 했지만 차현이 눈으로 욕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챌 수 있었다. 그녀는 소란피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소리를 낸 뒤 침대에서 나가주었다.

“환자 옷 갈아입힌 걸로 뭐라 하진 않겠지, 권차현 씨?”

“대체 집엔 왜 들어온거예요?”

“말했잖아. 약속시간 되어서도 안나오길래, 혹시나 해서 집에 와 봤더니 역시나 앓아 누워 있었다고. 가택침입은 미안한데, 나도 관리국 소속 과장이라 부하 직원들 상태 확인은 해야 할 의무가 있어서.”

차현은 몇 초간 고민하더니, 이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살짝 휘청이려는 것을 내가 잡아주었지만 뿌리치지는 않았다.

그녀는 의외로, 다른 것은 묻지 않은 채 기지개를 켰다. 펑퍼짐한 티셔츠 아래로 몸의 굴곡이 다 드러나 나를 흥분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동작이었다.
그러더니 내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옷 벗기면서 뭔가 다른걸 본게 아니냐는 추궁도, 자기 알몸을 봤다며 변태라고 몰아 세우는 말도 아닌,

“저녁식사는?”

그 말 한마디에 오히려 내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것은 모른 채. 나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긴장을 탁 놓아버리곤 허탈하게 웃었다.

“먹을래. 도와줄게.”
나는 그날 저녁, 내 인생에서 가장 맛있는 가정식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 가짜 웃음과 쾌락으로 채워졌던 내 시간을 유의미하게 채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사람 곁에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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