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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65 본문
결국 영어로 발표하는 일은 잘 마무리를..지었나? 잘 모르겠다. 마이크를 제대로 쓰지도 못했고, 준비해 간 대본은 중간에 던져버리고 걍 하고싶은대로 했다. 급하니까 영어가 튀어나오긴 하는데 바로바로 대응이 안되는게, 역시 아직 멀었다.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한다는걸 그 한시간 사이에 몇 번이고 체감하고 말았으니.
사실 지난주에 좀 큰 사건이 있어서, 그 뒷수습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아마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면 블로그에 글로 정리해서 올릴 기회가 생길테지만 지금은 진행중이라, 섣불리 뭘 적지를 못하겠다.
살면서 몇 번 겪을 일 없기를 바라는 일이기도 하고...처음 하는게 많아서 이것저것 주변의 조언도 구하고 스트레스도 받아가면서 뭔가 하고 있는 중이긴 하다.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커서, '아-이래서 대행을 맡기는구나.'란 생각도 수십번 하고 있다. 이번 달 안에는 마무리가 되려나?
누군가를 만날 때는 약속 시간과 장소를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을 좋아한다. 넉넉한 시간대에 언젠가 오겠거니, 하며 기다리는 것은 영 성미에 맞질 않는다. 특히 9시부터 17시 사이에 방문 예정, 이란 말을 진짜 진심으로 싫어한다. 언제 올지 모르는 사람을 왜 하루 종일 기다려야만 하는건가.
자동차를 운전해 나갔을 때 상대가 미리 나와주지 않으면 어딘가에 정차를 해야 하거나, 한 바퀴 돌면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척이나 견디기가 어렵다. MBTI 검사를 하면 뭐가 나올지 누군가의 눈에는 뻔히 보일지도 모른다(정작 16 Personalities로 하면 매번 바뀐다).
거절을 잘 못하는 대신 웃으면서 돌려보내는 일은 잘 할 수 있다. 타고난 인상이 그닥 세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요새 사람들 얼굴을 관찰하다 보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것이 약간 부럽다. 나도 살면서 누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나는 입꼬리가 평행보다 약간 낮게 고정되어 있는 사람이라 표정이 없으면 무슨 생각 하는지 알 수가 없단다. 혹은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래서 웃기 시작한걸지도, 뭐든 '감사합니다,'란 말로 되받아치는 습관이 생긴 것일지도.
그 사람은 이미 내 세상에선 사라지고 없는데, 그런 말들은 꽤 충격이 컸는지 내 안에 깊게 남아있는 것 같다. 물론,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봐야겠지.
한의원에 다녀온 탓인가 온 몸에서 탄내가 난다. 침, 약뜸, 부항, 전기치료...그 중에 으뜸은 부항일까 뜸일까. 부항은 등에 흔적만 남기는데 뜸은 온 몸에 탄내를 남겼다. 마치 산불을 끄러 다녀왔을 때 내 몸과 집에 가득차던 그 탄내가 돌아온 것만 같다. 그 때는 진짜 몸도 마음도 아파서 전기장판을 꺼내놓고 마음을 달랬는데, 이제는 산불을 끄러 나갈 일이 없어졌고 겨울이 오면 장판을 꺼내 등을 지지는 일만 남았다.
던파는 에픽로드 이벤트 덕에 세 캐릭터나 명성치 4만을 넘겼다. 오늘은 길드원 분들과 함께 개전을 돌았다. 패턴 회피가 익숙하지 않아서 엄청 민폐였는데, 파티원분들이 피하시는 위치를 잘 살펴보면서 딜도 겨우 찔러넣은 결과 2~3번째의 용을 죽일 때는 캐릭터를 살려놓을 수 있었다. 레이드도 20시에 가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초보라서 거절.
지난 휴일에 있던 모종의 '사건' 뒷수습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 탓에 오후 내내 두통에 시달렸다. 진통제를 한 알 먹고서야 겨우 진정이 됐는데, 이걸 얼른 치우고 싶은 마음도 있고 누구한테 다 맡겨버리고 싶은 생각도 든다. 재산이 많았다면 그냥 맡겨버렸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재산도 없고 직장도 평범하기 때문에 내가 혼자 하는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내일까지는 이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싶지 않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캐릭터의 인형이 다음주쯤 올 것 같다! 기대가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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