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심즈4
- Joseph Ducreux
- 오블완
- 크루세이더 킹즈3
- 사진
- 독후감
- 루이스 사폰
- 신비한동물사전
-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 동물의숲
- 베르메르
- 청소연구소
- 프랑스 화가
- 모동숲
- 게임
- William Turner
- 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
- 투포인트호스피탈
- 티스토리챌린지
- 씨름의 희열
- 크루세이더킹즈
- Alphonse Mucha
- 마스터오브이터니티
-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 Be
- 서평
- 영화
-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 조셉 뒤크레
- 모여봐요 동물의숲
- Today
- Total
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50 본문
2021년 2월 15일에 시작한 나만의 이 시리즈가 벌써 50번째라니, 감회가 새로울 지경이다. 벌써 2년이나 지났구나. 명함도 바뀌고 만나는 사람들도 다 바뀐 지금도 나는 여전히 여기서 적응중이다.
아침 기상 시간을 조금 빠르게 맞춘 뒤 출근 준비 루틴이 제법 견실해졌다. 설탕 넣은 에스프레소 한 잔, 15분~20분 가량의 가벼운 운동(thx, bigsis), 씻고 설렁설렁 머리를 말리고 아침식사로 손에 잡히는걸 먹곤 한다. 미숫가루이거나, 삶은 달걀이거나, 아니면 그냥 홍차 한 잔일 때도 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이름 그대로 아주 잠깐이어도 진하게 우러나 좋은데, 얼그레이를 아침 출근 준비 시간에 즐기기엔 아무래도 무리인가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얼그레이의 진한 베르가못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가 풍토병화 되면서 미각이나 후각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걸 자각할 즈음 '코로난가?' 하면서 자신을 의심할 때가 있다. 아직까지 한 번도 공식적으론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으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자판을 두드리다가 미리 왼쪽 손목에 찬 시계가 걸리적거려서 잠시 풀어두었는데, 요즈음엔 사람들 손목에서 스마트워치를 더 자주 봤다. 언젠가 본 영상에서는 사람들이 시계판을 읽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탄도 했었다.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도 물론 있지만, 아날로그에서 얻는 멋스러움도 아직은 포기하지 못하겠다. 무엇보다 그냥 일반 손목시계는 충전을 하루에 한 번씩 할 필요가 없으니까. 이미 충전해서 다녀야 할 기계가 있는데 거기 하날 덧붙이는 일이 손쉬울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귀찮은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미 디지털에 가까워진 삶에 나 하나 정도는 아날로그를 고집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는 지금도 글은 컴퓨터로 쓰고 있지만. 연필을 잡으면 꾹꾹 눌러 쓰는 타입이다 보니 쓰다 보면 팔에 무리가 와서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일기장 외에는 손으로 쓰는 일을 잘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소설의 캐릭터마냥, 글자를 쓰는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자판이 꼭 필요하다고 변명해본다.
따스한 봄이 찾아오긴 하는 모양인지, 다니면서 하얗고 붉게 터진 매화를 참 많이도 봤다. 매화는 사람을 홀리는 향을 내뿜는데, 어째서인지 내가 일하는 곳 근처에는 흔하지 않아 아직까지 올해 매화를 즐기진 못했다. 산수유도 노랗게 제 위용을 뽐내고 있으니 아마, 벚꽃과 함께 새 봄이 훌쩍 찾아올 것만 같다. 마치 내 시간이 흘러간 듯이, 이번에 찾아올 봄도 순식간에 여름에 숨을 빼앗기겠지만.
첫 문장의 강렬함에 사로잡혀서는 글을 쓰기 어렵다는 작법서의 위안이 되는 문구를 읽었다. 대신 노력해서 좀 더 글자를 새겨보려고 한다. 생각나는걸 전부 옮길 수는 없지만 생각나는 것조차 기록해 두지 않으면,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아주 놓쳐버리는 셈이 되므로.
이제 진짜 출근해야지.
아침 기상 시간은 지금보다 조금 더 앞당겨야겠다. 저녁보다는 아침이 주는 여유와 이 이상한 긴박감(?)이 아주 즐길만하다.
'Chat > Daily wri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51 (0) | 2023.03.26 |
---|---|
서울에서 살던 행복주택(기억에 의존) (0) | 2023.03.12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49 (0) | 2023.02.25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48 (0) | 2023.02.17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47 (0) | 2023.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