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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본문
신간 목록에 떴을 때부터 한 번 읽어봐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저녁 하루 날을 잡아서 후루룩 읽었다. 제목 참 인상깊지 않은가. '살림력'이라니.
각자 자기만의 살림 노하우에 대해 설명하는 책은 많았지만. 이렇게 여러 작가들의 글이 모여있는 앤솔러지는 요즘들어 점차 늘어나는 것 같다. 한 가지의 주제같은데, 펼쳐보면 다채롭다.
빨래를 할 때는 어떤 걸 하면 좋다, 는 식의 노하우가 부재한 것은 아니지만 살림이라는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며 거기서 소중함을 느낄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청소는 매일 하기 귀찮고, 빨래는 돌리면 쉰내가 날 때도 있고, 냉장고를 열어도 딱히 먹고싶은게 떠오르지 않아 파스타 면을 삶고 소스를 부어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가끔 힘을 내서 온 집안의 먼지를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부직포 마대자루로 바닥을 훑고, 락스를 풀어 욕실을 청소하고 나면 한 시간. 근데 신기한 건, 하기 전엔 그렇게 하기 귀찮던 청소가 막상 하고 나면 뿌듯함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우울감이 찾아올 때는 일부러라도 몸을 움직이는 편이 좋다(혹은, 맛있는걸 먹거나). 나는 어디선가 들은 이 말을 매번 실감하는 셈이다. 혼자 하는 객지생활 중에 찾아오는 우울감의 카운터가 청소같은 '살림'이라니. 직접 해 보기 전에는 실감할 수 없는 이 해결책이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은 전혀 지겨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내 삶이 유지되기 위한, 활력을 돋게 하는 소중한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애초 청소년 타겟으로 출판된 책으로 알고 있는데, 나이 좀 든 어른(?)이 읽어도 소소하게 재밌는 책이었다. 분량도 길지 않아 1~2시간 정도면 후루룩 읽을 수 있으니, 일상에 좀 잔잔한 파도가 일기를 원한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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