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본문

Reviews/헌내기 사서의 독서기록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alicekim245 2021. 9. 8. 18:00

요즈음은 책 읽는 것에 그나마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 에세이 중 끝을 보는게 많지는 않은데, 문장 호흡이 그렇게 길지도 않고 가벼운데다, 꽃에 관심이 있는 나에게는 시간을 들여가면서 읽어봄직한 책이었다.

좀처럼 하지 않는 짓이긴 한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떠오른 생각을 책 커버의 사진과 함께 적어두었다.

나를 찬찬히 살펴보고,
나를 사랑하기.

 

꽃 사진이 나와서 즐거운 것도 있지만, 저자의 생각이나 과거의 일들을 담담한 문체로 털어놓아 주어서 기뻤다. 나는 아직 처음부터 끝까지 내 과거들을, 내 생각들로 정리해서 내놓지 못하니까, 부러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 흔들림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이제는 그걸 적절히 흘려 보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행복하기 위한 흔들림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지난 감정들은 이미 말라 비틀어져, 잘라냈지만 새로운 감정들을 꽃피우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꽃과 함께 북돋아진 기운은, 내가 기르는 화분 위에 소중한 양분이 되어 한동안은 도움이 될 것이다. 늘 새로움을 갈구하기 때문에, 또 다른 책에서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위로를 받고 앞으로 나가갈 수 있겠지.

이 책과 곁들이기 좋은 음악으로, 백현의 Garden in the Air(공중정원)을 추천하고 싶다(엉뚱한가?!). 책이 꽃과 플로리스트를 담고 있기도 하니까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다. 가사는 글자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잘 들리진 않으니까.

나의 삶은 과연 어떤 것으로 이어져서 멋지게 피어날까? 작고 소중한 씨앗에서 화려하거나, 수수한 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면, 그 과정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중 마음에 들었던 한 구절을 덧붙인다.

10월에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렇게 높았나 싶은 하늘을 보고, 고개를 돌려 붉고 노란 물이 들기 시작한 가로수를 봐야 한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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