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사진
- 크루세이더 킹즈3
- 투포인트호스피탈
- 프랑스 화가
- 모동숲
- 마스터오브이터니티
- Joseph Ducreux
- 신비한동물사전
- 게임
- 조셉 뒤크레
- 베르메르
- 서평
- 오블완
- Alphonse Mucha
- 영화
- 심즈4
- 독후감
-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
- 티스토리챌린지
- 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 Be
- 크루세이더킹즈
- 동물의숲
- 모여봐요 동물의숲
-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
- 씨름의 희열
- 청소연구소
- William Turner
- 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
- 루이스 사폰
- Today
- Total
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0 본문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오면 하는 것은 단순하게 두 가지:
1.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드러누워 있다가 까무룩 잠이 든다
2. 억지로라도 할 일을 찾아서 한다(이를테면 청소라던가, 설거지라던가)
전자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행동하는거고, 후자는 그래도 밤에 잠을 푹 자기 위해 억지로라도 하는 행동인데 개인적으론 후자를 택하는 것이 다음날 출근하는데 훨씬 이로웠다. 혹자는 잠을 '적립'해서 자기 때문에 잠을 끊어서 자는 것도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22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자야 그나마 활동이 되는 타입이라.
수면 시간이 들쑥날쑥해 지는 것은 운동량이 줄어든 탓도 있고, 일을 하다 무리가 온 손목 탓도 있었다. 게임을 한다던가, 티비를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 활동보다는 가만히 앉아있는 걸 즐기다 보니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지.
비가 한바탕 지나갔다. 일이 있어 밤 늦게 들어왔다가, 행여나 지하주차장에 자리가 있을까 싶어 10여분쯤 헤매다 결국 바깥에 차를 댔다. 트렁크에 넣어둔 우산을 빼기 위해 잠시 비를 맞았는데 그 몇 초 사이에 옷이 쫄딱 젖었다. 감기는 걸리지 않았지만 쓸데없는 옛날 기억이 되살아나서, 흉흉한 꿈을 꿨다(안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이 곳의 기후는 여름에 비교적 온도가 높지 않은 대신 습하다고 하는데, 이러나 저러나 다양한 기후를 지내 온 나로서는 그냥 그게 그거다. 더우면 덥고, 습하면 습한거지 뭐 좋은데가 따로 있을까 싶다. 그저 방비를 단단히 할 따름이다. 제습제를 서랍장에 넣어두고, 방마다 번갈아가면서 제습기를 가져다가 틀어놓고. 옷방에 넣어 둔 지금의 제습기는 서울에서 살 때 쓰던 것인데, 그 집은 앞에만 창문이 나 있어서 맞바람이 절대 트이지 않아 빨래가 여름이면 꿉꿉하게 잘 마르지 않는 곳이었다. 한 층에 20가구, LH에서 만든 그 거지같은 임대주택에서 3년을 살고 여기 오니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고 공공연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입안한 사람들이 거기서 살아봐야 한다. 매일 옆집 초인종 소리와 사람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일어나고 잠들며, 바람은 들어오지 않고, 비좁은 집에서 사는 그 비참함을.
일을 진즉 처리해야 했는데 하루이틀 미루다 보니 아주 아슬아슬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주 내에는 처리를 해야할텐데, 과연 가능할까. 미리미리 전화해야 한다는걸 머릿속에서는 알고 있었는데, 역시 전화하는게 무섭다. 또 전화할 내용을 메모장에 장황하게 적어두었다가 잘라내면서 통화를 몇 번 해야만 하겠지.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기 싫은 마음도 여전히 있고.
그 와중에 지루한 작문 과제를 하나 받았는데 아주 쓰기 싫어서 매일 몸부림을 치고 있다. 억지로 마음에도 나지 않은 키워드로 글을 쓰는 건 고문이나 다름없는데. 어쩌나...
'Chat > Daily wri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2 (0) | 2021.07.19 |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21 (0) | 2021.07.12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19 (0) | 2021.06.21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18 (0) | 2021.06.14 |
바닷가 A시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17 (0) | 2021.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