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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칠드런액트, 이언 매큐언 본문
영화를 파는 TV 프로그램에서 엠마 톰슨과 핀 화이트헤드의 연기를 보고 반해 책까지 구매할 결심을 하게 되었다.
(뱀발로, 요새는 도서공연비도 따로 공제해 주기도 하고)
사실 영화를 아직 보지는 않았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딱 넘긴 지금의 기분이라면 영화를 좀 더 차분하게 보면서 화면 하나하나마다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읽는 내내 정신이 산만해서 작가의 칭송받은 문체도, 유려한 스토리도 나는 잘 모르겠다. 쉴새없이 이야기를 털어놓는 수다쟁이를 막 떼어놓고 온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의 여운이 짙게 남아 이 밤중에 글을 쓰는 까닭은, 결국 '피오나에게 바뀐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 탓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기존의 관계에 다소 경미한 변화(어쩌면 커다랄지도 모를)를 일으켰으며, 처한 상황과 감정 모두를 변화시켰는데 나는 그 소용돌이 바깥에 내쳐져 있었다. 아마 자녀를 둔 부모도, 혹은 자녀가 없이 노년을 맞이한 상황도 아니어서 공감에 실패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그녀는 여전히 살아있었고, 그는 가족과 영원한 인도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졌던 것은 피오나 쪽이었는데, 어째서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는지는 찬찬히 읽어본 이라면 누구든 알아챌 것 같다.
무미건조한 채 자신을 묘사하는 피오나가 제일 위태로워 보였다. 나중 가서는 딱히 그런 것만도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 책을 접한다면, 환자의 자기 결정권, 종교에 의한 수혈 거부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법률적 윤리적 문제를 먼저 떠올릴테지만 마지막 문장을 접할 정도로 책을 읽어 나갔다면 '과연 그것이 작가가 내포한 의미의 전부일까?' 하고 의문을 품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가의 뜻을 평론가처럼 해부하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해서도 안될 짓이지만(이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나는 고등학생일 당시 수능에 나오는 시의 해석을 두고 교사와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 어느정도 내 감상은 공유해 두고 싶었다.
영화로도 나와서 꽤 유명한 책이니 한 번쯤은 읽어봄직 한 책이다.
다음엔 영화를 보고 싶고, 엠마 톰슨이 나온 다른 영화도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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