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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the Dreaming Library
2019년 5월 27일 본문
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간다. 세월 참 빠르다. 3짜 달고 나면 정말 바람처럼 흘러가는 세월이 될거라고 누가 그랬는데,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
글을 하나도 쓰지 못했다. 이제 글 솜씨라는건 다 가져가신 모양이다. 책도 손에 잡히질 않고, 글자 하나하나 새겨 넣는 일조차 버겁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여전히 그 사람들은 머릿속에 잘 남아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무렇지 않게 잊혀질 것 같아서 그게 무섭다. 어떻게 만들어낸 세계인데.
리메이크 형식으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볼까. 내 입장에선 거대한 프로젝트가 될거다. 거창하게 역사 쓰듯이 하는게 아니고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단편 형식으로 쭉 엮어서. 아마 3대에 걸치는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되면, 꽤 재미가 있으려나.
직장은 여전히 다니고 있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큰 변화가 생겼고, 이 선택이 내 신변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저 두 팔 벌려서 잘 왔노라 맞이해 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을 것이다. 발버둥 칠 수록 더 고통스러워 질 것이 분명하니.
누군가를 만나고, 각자의 길로 가기로 하는 그 과정이 이렇게 복잡다단한 일일 줄은 최근 몇 년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막상 다가온 현실은 언제나, 늘 그러하듯 냉혹했다. 각자 자라온 집안의 환경과, 연인이어서는 안될 여러가지 조건들. 부모가 반대하면 일단은 조상님이 레드라이트 켜신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마음이 아직 미처 다 그치지 못한것 같음에도 나도 결말이 어느정도 예상은 되기에, 반은 타의로, 나머지는 자의로 내린 결정이었다.
다음이 있을거란 자신이 솔직히 없다.
다시 그 손을 잡는다면, 나는 요 근래에 고민했던 그 일들로 다시 울게 될 것이다.
버킷리스트로 해 두었던 영정사진을 곧 찍으러 가야겠다. 젊은 사람이 뭘 그런걸 하느냐, 타박할 수도 있겠지만 셀카나 증명사진이 영정에 올라가면 좀 슬프잖아.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던 나로서 자연스러운 태도이고, 또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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