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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야기

alicekim245 2018. 10. 14. 21:23

혼자 지내다 보면, 집안일은 다 다른 사람이 해 줬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온다. 특히 아픈 날엔 더 그렇다. 죽도 쌀을 불려서 직접 끓여 먹어야 하고, 그래도 청소는 해야하고(이놈의 탈모) 분리수거도 내다 놓아야 한다.
싱크대에 설거지는 쌓여가고, 배는 고프고, 새로 뭐 사러 나가기는 귀찮고. 그렇게 귀찮음이 연속되면 집안 꼴이 돼지우리 흡사한 그 어딘가로 치닫는다.
그래도 살은 찌더라. 탄수화물 위주의 식성이 어딜 가지는 않으니 살 빼겠다는 다짐은 언제나 답보상태였다. 그래도 월말에 약속해 놓은 것이 있어 폐활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으니 월말쯤에는 좀 달라져 있지 않을까 허망한 기대를 하며 꺼지지 않는 통통한 똥배를 붙들고 있다.
퇴근하고 오면 일곱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이니 운동까지 하고 오면 여덟시, 도저히 먹을 시간이 되질 않는다. 그러니 하루 끼니는 아침 그리고 점심이 거의 전부. 아침에 밥을 챙겨먹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출근길 지옥철을 타면 속이 부대껴서 영 상태가 말이 아니다(체해서 한의원 간 적도 있고). 삶의 질을 높여보겠다고 푸드덕대면서 밥을 매 끼니 챙겨봤는데 그거 진짜 일이더라. 새삼 가정주부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메뉴를 도입해 보고, 다른 음식을 조리하면서 나 자신을 질리지 않게 유지하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알았다.
1인 가구는 식재료 보관도 꽤 일이라, 요즘 광고하는 보라색 마켓에 꽤 호기심이 갔다. 후기는 내일쯤 올라오지 않을까. 집에선 쌀 좀 밥으로 해먹으라고 성화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걸 어쩌랴. 선천적으로 타고난 턱은 많이 씹는 음식을 거부하고 있다(그 때문에 나는 턱에 대한 진단을 받기 전부터 두부 매니아였다).
한 일주일 쯤은 식습관을 가볍게 바꿔보려고 한다. 그래야 몸도 가볍고, 내 생각도 운동과 함꼐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보라색 마켓 후기, 그리고 월말엔 과연 내가 좀 더 가벼워졌는지 살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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