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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s/Di 245(BE,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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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kim245 2017. 1. 2. 18:47

상냥하게 배려한다고 한 말의 단어 하나하나가 내게는 비꼼이나 다름아니었다. 그런식으로 말해준다 한들 한 가지 목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 차라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렇게 말해주면 좋았겠다 싶었다. 서서히 올라오는 분노는 역시나, 내 성정대로 금방 가라앉고 말았지만 사람 하나에 대한 인상을 망쳐버리는 일은 순식간, 그리고 평생 가버린다. 말했잖아, 끊어낼 때는 잔인하리만치 달아나버린다고. 내가 너를 싫어하게 되어서, 미워하게 되어서 사람 취급조차 않는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기어이 내게 하는 그 달콤한 사과는 독이나 다름아니었다.

전의 사람은 자주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번에는 나를 기다리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사람이 그렇게 만만해 보였던걸까, 화가 나서 주변에 엄청 쏘아댔더니 안쓰러운 위로가 되돌아왔다. 이전부터 자각한거긴 한데, 너무 웃어주는 것도 이런 식으로 독이 되어 돌아오는구나. 상냥함이 좋은게 아니라는걸 알게 해서 내게 무슨 짓을 하시려고 내게 이리도 가혹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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